- 수강생만 200명 타지서도 몰려

부산지역에 게임을 배우는 학원이 원생으로 붐빌 정도로 게이머의 사회적 위치가 달라졌다. 국내에 ‘프로게이머’라는 직업군이 소개된 지 10여 년 만에 오버워치 롤(League of legend) 등 게임이 2018년 팔렘방-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선정되면서 이런 분위기가 더 확산되는 양상이다. FPS 게임 오버워치에는 최근 ‘부산맵’이 등장한 데 이어 부산지역에 대학을 넘어 게임 학원이 성황을 이룰 정도로 게임 분야에서의 한류 주역을 꿈꾸는 이들이 몰린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SGA게임학원에서 원생들이 강사의 수업을 들으며 게임하고 있다. 김채호 기자

부산 남구에 사는 박준성(16) 군은 지난해 7월부터 서면에 있는 SGA 학원에서 수강했다. FPS 게임인 ‘배틀 그라운드’에 소질을 보인 박 군은 2개월 전 울산에서 열린 e스포츠연맹 대통령배 이벤트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처음엔 흥미가 있어 게임을 시작했다가 게임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관련 직업을 꿈꾸게 됐다는 박 군. 학원에서 개인 역량과 팀 전술 강화 등 수업을 받는 박 군은 “공부가 싫어서 도피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게임 산업은 발전하고 있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직업을 찾을 수 있다고 믿어 진지하게 매진 중이다”고 말했다.

SGA 학원은 2010년 서울 본점에 이어 2016년 6월 부산진구 전포동에 문을 열었다. 박 군처럼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10대는 물론 게임 기획과 일러스트 분야 직업을 원하는 20, 30대 등 수강생이 200명을 넘는다. 영남권에 이런 학원이 없다 보니 경남과 경북에서도 수강생이 몰린다.

수업은 크게 프로게이머와 게임 개발자(게임 기획, 일러스트 등) 과정으로 구분된다. 강사 12명이 매일 오전 9시에서 밤 10시까지 오버워치 롤 배틀그라운드 피파 등 게임 관련 강의를 진행한다. 현재 지역 대학에서 게임 개발 관련 학과는 다수 있지만 동부산대 게임컨설팅과 등을 제외하고는 게이머를 양성하는 곳은 드물다.

수강생의 플레이 스타일을 파악해 장단점을 진단하고, 수업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강의가 이뤄진다. 패치(업데이트) 후 캐릭터의 강약이나 전술 구성에 영향이 생기면 분석해 수강생에게 가르치는 게 강사의 역할이다. 학원에 들어오기 전 ‘입단 테스트’를 통해 소질과 소양을 파악하는 절차도 선행된다.

프로게이머 양성 분야를 맡은 박승옥(28) 총감독은 “롤 오버워치 등 게임 프로 구단은 e스포츠연맹 통해 프로게이머 채용 공고를 내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고용한다”며 “입단 시 평균 50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기대할 수 있다. 대다수 수강생은 이런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수업을 듣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게임 강사’라는 직업이 생길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놓고 경쟁할 만큼 게임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