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청장 “합리적안일땐 긍정검토
- 해녀 생존권 문제 등 의견수렴”
- 의회선 ‘해녀박물관’ 의견도

부산 서구의 철거 요구로 폐쇄 위기에 몰렸던 암남동 조개구이촌 해녀들이 1심 패소 후 항소심에서 승소(국제신문 지난달 30일 자 8면 보도)한 것과 관련 서구가 상고를 포기하고 해녀촌과의 상생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구는 해녀촌암남해변조합이 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원상회복 명령 및 행정대집행 계고 처분 취소’ 소송의 상고를 포기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서구는 항소심 이후 검찰에 상고 포기 의사를 전달했으며, 검찰은 이날 상고 포기 지휘를 내렸다고 서구는 전했다.

항소심은 원고 승소 이유로 서구에 처분 권한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2016년 11월 서구는 송도 케이블카 관광객을 수용할 주차장 용지를 마련하기 위해 해녀들에게 포장집을 철거하겠다는 행정대집행을 계고했다.

당시 서구의 집행 근거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이었다. 그런데 철거 대상지 일대 366㎡ 부지 중 620의 28(235㎡)은 부산시 소유지로서 근린공원지역과 준주거지역이 섞여 있다.

이 점에 근거해 부산고법 행정2부(박종훈 부장판사)는 준주거지역은 공원녹지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며 준주거지역에 대한 처분권은 부산시에 있다고 판단했다.

판결 이후 서구는 토지 소유주인 시가 준주거지역에 해당하는 부지에 해당 권한을 행사해달라는 의사를 타진했으나 별 반응이 없는 상태다. 서구 관계자는 “부산시에 정당한 재산권을 행사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법에 대한 해석이 맞는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 조례 개정 등이 선결돼야 한다. 당장 집행 등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고 전했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해녀촌이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면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 청장은 “해녀촌 측에서 상생안을 낸다면 해녀들의 생존권과 우리 구의 이해가 수렴되는 부분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녀촌 양창훈 조합장은 “먼저 우리와 서구 간 대화의 물꼬를 틔워 서로의 입장과 이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임 구청장은 우리와 대화조차 잘 하려 하지 않았다”며 “대화 이후 상생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서구의회에서는 4, 5층 규모의 건물을 세워 아래층에는 해녀 박물관을 넣고 상층은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등 해녀들이 양성화된 환경 속에서 생계를 이을 수 있도록 방법을 세워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