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생활교육 포기 조례안”
- 교총·보수시민단체 폐기 촉구
- 찬성 측은 19일 지지집회 계획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이 경남 교육계의 하반기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이 지난 11일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다음 달 입법예고 후 오는 11월 공청회 과정을 거쳐 조례안을 수정해 12월께 경남도의회에 제출한다는 세부 계획을 밝히자 찬반 대립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13일 경남동성애반대연합, 학생인권조례제정반대 경남연합 등 2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남미래시민연대’는 도교육청에서 경남학생인권조례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전국 4개 시·도 교육청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의 폐단이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그것보다 더 끔찍한 조례를 박종훈 교육감이 내놓았다”며 “경남의 2500개 교회는 배신감에 분노를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육감의 학생인권조례는 말이 인권 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이지 성윤리를 무너뜨려 가정과 사제지간의 파괴를 위한 조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법이 허락하는 내에서 끝까지 막겠다”고 강조했다. 경남미래시민연대 박성환 대표는 “우리는 학생 인권과 교권의 동반 상생을 말하는 박 교육감이 교권 신장을 위한 책임 있는 대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경남교원총연합회도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학생인권조례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학력 향상과 교권 신장 방안부터 먼저 수립하라”며 “현재 교육현장에서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경남교총은 “도교육청이 발표한 조례안은 학생들의 집회 보장, 용모 자유, 휴대전화 소지 권한, 성적 등으로 인한 차별 금지 등 생활교육을 어렵게 하는, 인권으로 포장한 ‘생활교육 포기 조례안’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현장이 교사와 학생의 대립이 아닌 협력과 존중, 배려의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학생의 권리뿐 아니라 의무도 동시에 가르쳐 상생 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갈등을 해결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찬성하는 (가칭)학생인권조례제정을 위한 촛불시민연대 역시 오는 19일 도교육청 중앙현관에서 찬성 집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두고 찬반 대립이 극명하게 나뉘면서 조례 제정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도의원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양측의 접촉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