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잡았는데 처벌이라니” 반발
- 노조 “본연 임무 소홀해 불가피”

부산시자치단체노동조합 모 지부가 전임 사무장의 횡령을 경찰에 고발한 현 사무장을 징계해 보복 조처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부산시자치단체노조 모 지부 A 사무장의 말을 종합하면 A 사무장은 지난해 10월 전임 사무장 B 씨에 대한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그해 5월 사무장 임기를 시작한 A 사무장이 회계 장부를 검토하던 중 B 전 사무장의 횡령이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6월 29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B 전 사무장의 업무상 횡령을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B 전 사무장이 2014년 10월 부산시지부로부터 받은 공금 8998만 원 등을 자신의 개인 계좌에 이체해 보관하고, 노조원에게 이를 지급한 후 남은 차액 47만 원을 임의로 사용했으며, 2015년 1월 노조 공금 계좌에서 20만 원의 현금을 인출해 임의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당 지부는 지난달 9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A 사무장에 대한 징계를 결의했다. 전 사무장을 경찰에 고발해 노조 간부와 조합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무장 직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였다. A 사무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A 사무장은 “공금을 횡령한 범죄 혐의를 잡았는데, 신고한 사람을 징계하는 것은 명백한 보복성 조처다. 정작 범죄를 저지른 B 전 사무장에 대한 징계도 없다”며 “징계를 결의한 지부 간부와 징계를 결정한 부산시지부 간부를 상대로 내부고발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노조 지부장은 “내부 감사를 통해 알려진 사항인데, 지부의 허락 없이 회계장부를 외부에 유출했고, 또 사무장 본연의 임무도 소홀히 해 징계가 불가피했다”며 “B 전 사무장은 돈을 변제하기로 했고, 이미 법원에서 벌금을 부과받았다. 추가 징계는 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