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 씨에게 댓글 조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영장 실질 심사가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김 지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했다. 심문 20분 전 법원에 도착한 김 지사는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성실히 협조하고 조사에 임했다. 변함없이 충실히 설명하고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킹크랩 시연회를 보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법정에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1시께 마무리됐다. 양측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봤는지 여부와 구속수사 필요성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보고 사용을 승인했다고 본다. 이후 드루킹 일당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김 지사의 지시, 묵인에 따라 네이버 기사 7만5000여 개의 댓글 118만 개에 약 8000만 회 부정 클릭을 했다는 주장이다.

특검은 영장심사에서 선출직 공직자의 댓글 조작 행위는 단순히 업무방해를 넘어 민주주의를 해치는 범죄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킹크랩 시연회가 열린 정황을 보여주는 문건과 디지털 자료가 있지만 김 지사가 참관 사실을 부인하고, 드루킹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김 지사의 진술이 조금씩 바뀐 점을 지적하며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지사는 출판사 방문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킹크랩 시연회는 본 적이 없으며, 드루킹이 ‘선플 운동’을 하는 줄로만 알았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검에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하고 소환조사에도 적극 협조한 점, 경남 도정을 책임지는 현직 도지사인 점 등을 내세워 구속수사가 불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심사 후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대기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 곧장 풀려나지만, 반대의 경우 그대로 구치소에 구금된다. 심사 결과는 이날 늦은 밤 또는 18일 새벽 나올 전망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