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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372> 호메로스와 헤르메스 : Merc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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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09 18:57:46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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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들은 언제부터 살았을까? 모른다. 다만 신들 이야기를 언제부터 글(契)로 기록했는지는 안다. 호메로스 때부터다. 그는 2800여 년 전에 살았던 지혜로운 장님이었다고 한다. 그가 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라는 두 편의 서사시는 고대 그리스는 물론 서양 문화의 멍석을 깔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메로스 비슷한 헤르메스인 머큐리.
호메로스를 플라톤은 증오했다. 그는 호메로스를 시시껄렁한 잡담꾼으로 여겼다. 하지만 당시 아테네 사회는 호메로스 팬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호메로스 팬덤(fandom)이었다. 화가 난 플라톤은 호메로스의 책들을 불살라 버리라고까지 했다. 물론 그리 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들은 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가장 오지랖이 넓은 신을 꼽으라면 헤르메스다. 제우스의 아들인 그는 전령의 신, 여행의 신, 상업의 신, 도둑의 신, 지식의 신, 발명의 신, 언론의 신, 기만의 신이다. 인간계와 지하계를 넘나드는 저승사자이기도 하다. 신비한 헤르메스주의로 나타나기도 하고 호메로스와 합친 듯이 들리는 야릇한 호메시스(homesys) 이론이 되기도 한다. 우리 몸에서도 헤르페스로 둔갑하여 가끔 입 주변을 헐게 하는 걸까? 그는 로마에서 머큐리가 되고 지구에서는 수은으로 존재하며 수성(水星)에서 살고 있다. 헤르메스의 복사판인 머큐리들이 살기도 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프레디 머큐리(1946~1991)다. 그는 개명한 이름대로 참으로 활달하게(mercurially) 살다 죽어 보컬의 전설이 되었다. 우리 가까이에도 재주 많은 머큐리가 많이 살고 있다.

박기철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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