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년된 소나무 등 생육 지장
- 건천현상도 발생, 행락객 감소
- “조속한 하천준설 필요” 목소리

경남 양산 8경 중 하나인 원동면 선리 배내골 송림숲(유원지)이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아름드리 소나무가 손상되는 등 훼손이 심각하다.

경남 양산 배내골의 대표 관광지인 송림숲의 일부 아름드리 소나무가 범람한 하천 퇴적물에 의해 뿌리 부분이 심하게 손상돼 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배내골 송림숲은 양쪽으로 단장천이 흐르는 데다 전체 면적이 1만여 ㎡에 이르고 수백 년 수령의 아름드리 소나무 수백 그루가 심겨 있는 등 자연경관이 빼어나 매년 피서철이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2일 취재진이 송림숲을 둘러보니 오랜 기간 하천 준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비가 조금만 와도 자갈과 모래 바위 등 퇴적물이 숲으로 범람해 쌓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이곳의 일부 소나무가 퇴적물로 인해 뿌리 부분이 패이고 손상됐다. 또 다른 나무는 퇴적물 등으로 인해 영양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생육이 매우 부진한 상태다.

특히 하천 범람으로 숲 안에도 자갈 등이 밀려들어 휴식공간이 많이 줄었다. 하천 변에 잡초도 무성해 미관도 해치고 있다.

이 와중에 하천 퇴적물 누적으로 물이 고이지 않는 건천현상까지 나타나 본격 행락철을 맞았음에도 예년보다 행락객이 크게 줄었다.

준설 미비로 인한 하천 퇴적물 쌓임 현상은 이곳 외에 배내골 일대 다른 하천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비가 조금만 와도 물이 넘쳐 인근 논밭에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피서온 이영민(34) 씨는 “배내골 대표 관광지라고 해서 애써 찾아왔는 데 소나무 뿌리에 이물질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미관 훼손도 문제지만 관광지 관리가 이래서야 외지인에게 양산 이미지가 어떻게 비치겠느냐”고 반문했다.

양산시의회 김효진(물금읍·원동면) 부의장은 “교량 등 하천 시설물이 있는 곳만 찔끔 준설을 하고 정작 필요한 곳은 미루다 보니 이러한 일이 빚어진다”며 “체계적인 하천관리계획을 수립해 제때 준설을 하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다음 달 시의회 정례회 때 시정질문을 통해 허술한 하천관리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할 방침이다. 배내골 선리마을 주민들도 조속한 하천 준설 등 대책을 시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다음 달 중 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원동천과 회야강, 단장천 등 7곳에 대한 준설 공사를 우선 발주할 예정”이라며 “김 부의장이 지적한 송림숲 소나무 손상 문제도 산림과 등 유관부서와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