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액 결정시한을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석이 비어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 위원회 파행은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을 거듭하며 발생했다. 최근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이에 반발해 근로자위원 전원이 회의에 불참했다. 이후 한국노총 추천 위원들은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했지만 민주노총 추천 위원들은 복귀하지 않았다.

근로자위원들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하자 사용자위원들의 불참에 따른 파행이 발생했다. 지난 9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업종 별로 차등 적용하는 안을 위원회에 상정해 표결에 부쳤다. 표결 결과 부결되자 사용자위원들은 즉각 반발하며 회의장을 뛰쳐나갔다. 그리고 11일 오후 이날 회의에 불참한 사용자위원들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모여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개최될 최저임금위원회에 불참할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이재원 인력지원본부장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업종별 구분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임금 수준을 더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 아래 회의장에서 퇴장했고 앞으로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까지 남은 전체회의는 13일과 14일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용자위원 전원이 불참을 선언하자 최저임금위원회 류장수 위원장의 속내는 복잡하다.

류 위원장은 “이해 못 하진 않지만 위원회 내에서 합심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자는 부탁에도 (사용자위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렇듯 사용자위원이 위원회 참석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들 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근로자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1만 790원을 제시했고 사용자위원은 올해와 같은 7530원을 내놨다. 이에 공익위원들이 수정안을 마련해 논의한 뒤 합의되지 않을 경우 표결에 따른 결정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