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감 선거에 후보들이 하나같이 ‘교권 보호’를 우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교권은 학생인권과 대비되면서 교총 등 보수 성향 단체가 주로 강조하던 분야다.

15일 김성진 전 부산대 인문대 학장은 부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 사기진작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김 전 학장이 공식적으로 공약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김 전 학장은 “학생인권을 강조하면서 교사의 권위는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스승의날 폐지 청원이 진행되고 기념식이 형식적인 행사로 전락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교권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한 10개 공약 중에는 교권 보호조례 제정, 학급 담임교사 수당 인상 추진, 교원 안식년제 도입 등 교원들을 위한 공약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교권 보호를 위해서는 피해교원에게 특별휴가를 지원하고 피해 교원 보호를 위해 법률·상담지원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 역시 같은 장소에서 첫 번째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서는 ‘미래를 준비하는 부산’ 공약의 일환으로 미래교육센터 권역별 설립,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김 교육감 측은 앞서 지난 14일 ‘선생님께 드리는 약속’이라며 교권 보호를 위해 찾아가는 법률지원, 바로콜 원스톱 지원시스템 구축, 교원힐링센터 기능 확대 등을 미리 내놓았으며, 지난 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4년간 아쉬웠던 부분이 교권 보호”라며 재선 이후엔 이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평교사 출신인 함진홍 전 신도고 교사도 ‘교권 보장’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함 전 교사는 보조교사 배치, 교사 학생평가권 강화, 교권보호조례 제정 등을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세웠다.

후보들은 스승의날을 맞아 교권 보호와 관련된 공약을 우선 발표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교육청은 무엇보다 학생들을 위한 기관인 만큼 교육 정책 공약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40대 유권자는 “교권 보호도 중요하지만 처음 내놓는 공약들이 교사들을 위한 내용 일색이어서 ‘내 식구 챙기기’로 비친다”며 아쉬워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