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림면 마을·축사 대표 각 11명
- 녹지대 조성·분뇨 야적 금지 등
- 원인 규명·저감대책 수립 ‘맞손’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고통에 시달려온 경남 김해시 주민과 축산농민 간 상생의 길이 열렸다. 상생발전협의회의 발족이 바로 그것으로, 김해에서 처음 시도되는 이 모임이 내실 있게 정례화할 경우 김해를 넘어 전국 축산농가로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해시는 지난 25일 한림면사무소에서 한림면 47개 마을 대표 11명과 축사 대표 11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림면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상생발전협의회는 악취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매주 축사 주변 지역을 순찰해 모니터링을 하고 악취 발생이 심한 곳은 원인을 규명하는 등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축사 대표들의 자정 노력도 본격화된다. 축사 내부에 악취제거제와 미생물제재를 정기적으로 살포하고 축산 분뇨를 장기 야적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의견을 모았다.
김해시도 이에 부응해 축사 내 환경저감시설과 악취 저감을 위해 마을 내 녹지대를 조성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한림면의 사례가 성공적으로 평가되면 다른 지역으로 상생발전협의회의 구성을 확대해 나가기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시에는 현재 우사 돈사 양계장 등 900여 축사가 있어 도내 최대 축산도시로 꼽힌다. 이 중 한림면에는 절반 정도인 450여 축사가 있어 민원 또한 연간 수백 건에 달한다.
한림면에 축사가 밀집된 것은 낙동강변에 위치해 땅값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부산외곽순환도로가 개통되면서 축산 농가들의 선호를 더욱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축산시설 대표와 주민 간 상생발전협의회가 발족하게 된 것은 지난해 부임한 박진용 한림면장과 면 직원들이 발로 뛰며 노력한 결과이다. 틈만 나면 양측을 찾아가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설득전을 펼쳤다는 것이다.
박 면장은 “김해는 국내 최대 도축장이 있는 등 축산업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지만 오래전부터 과도하게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악취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축사 시설 개선과 정화작업을 지속할 경우 민원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확신했다. 박동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