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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제한에 정보 막힌 장애인 점자 선거공보

대통령 16면 국회의원 12면 등 일반 책자형 공보물과 기준 동일

  • 국제신문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18-04-16 19:09:52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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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자 커 담을 수 있는 내용 한정
- 공약 등 똑같은 정보 습득에 무리
- 음성형식도 비싼 리더기 필요

시각장애인들의 선거 정보권 보장을 위해 점자형 선거공보 작성을 의무화했지만 시각장애인들이 여러 가지 제약으로 관련 정보를 습득하기에는 무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직선거법상 제65조 4항에 따라 대통령선거·지역구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후보자는 점자형 선거공보를 작성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과거엔 임의사항이었으나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보장하려고 2015년 8월부터 의무화됐다.

문제는 여전히 시각장애인은 일반인보다 구체적인 선거 정보를 습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선 점자형 선거공보와 일반인이 보는 책자형 선거공보의 제작 면수가 같다. 현행법상 모두 대통령 선거는 16면 이내, 국회의원 및 지자체장 선거는 12면 이내, 지방의원선거는 8면 이내로 선거공보를 작성할 수 있다.

하지만 점자는 일반 글자보다 활자가 더 커 동일한 매수에 같은 내용을 담기 힘들다. 실제로 국제신문 취재진이 지난 대선 때 작성된 문재인 후보의 ‘책자’와 ‘점자’ 공보를 비교한 결과, 책자형에는 ‘도시재생’과 ‘농어촌’ 관련 내용이 있었지만 점자형에는 빠져 있었다. 대신 장애인 공약만 몇 가지 담았다.

반면 일반 행정에서는 시각장애인이 차별을 받지 않는다. 부산시가 발행한 35쪽 분량의 ‘부산시 재해유형별 행동요령’ 책자는 점자형으로 그대로 바뀌었다. 책자형보다 2.5배나 많은 90쪽까지 늘어났음에도 정보 손실이 없게끔 한 것이다.

6년 전 1급 시각장애인이 된 김태은(35) 씨는 “장애를 앓기 전과 비교해 지금은 후보자 인적사항과 대표적 공약만 알 수 있어 정보를 얻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각 선거 후보자들이 점자형 책자를 만드는 대신 책자형 공보에 음성으로 출력되는 전자적 표시로 갈음할 수 있게 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책자형에 보통 음성 바코드를 삽입해 ‘바코드 리더기’ 등으로 정보를 들을 수 있게 한 것인데, 이 리더기를 가진 장애인은 지난 1월 기준 부산의 1만8000여 명의 시각장애인 중 1%도 안 되는 것으로 장애인들은 추산했다. 1급 시각장애인 김태섭(56) 씨는 “리더기는 비싼 데다 개인이 구매해야 해 이를 보유한 장애인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장애인총연합회는 곧 부산시선관위와 간담회를 갖고 공식적으로 이 같은 문제들을 제기할 계획이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조만간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들의 선거권 침해 문제를 알리기로 했다. 시선관위 관계자는 “바코드는 스마트폰 앱으로 해독이 가능한 상태”라며 “책자와 점자형 공보 매수가 동일한 규정은 바뀌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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