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가상화폐 거래 내역

가상화폐 투자로 잃은 돈을 만회하려 대규모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제증시에 투자하는 것처럼 속여 직장인 등으로부터 6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26) 씨와 이모(26)씨, 영업사원 3명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인터넷에 재테크 관련 카페·블로그 6개를 개설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뒤, 가짜 국제증시 투자 사이트에 돈을 입금하게 하는 수법으로 10명에게서 모두 6억39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가짜 투자 사이트를 통해 마치 고수익을 얻은 것처럼 꾸민 화면을 보여주면서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당 5명이 사장과 직원으로 역할을 나눠 사장 2명은 대포폰 대포통장 등을 공급하고, 직원 3명은 범행 대상과 접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일당은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 화면을 ‘한국 코스피’ ‘대만 가권’ 등 국제증시 화면으로 바꿔 투자자들을 속였고, 조작된 수익 현황을 보여주며 계속된 투자를 유도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김 씨 일당은 특히 그동안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자 범행에 손을 댔으며, 사기 행각으로 벌어들인 돈을 또다시 가상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에 따라 가상화폐거래소에 김 씨 등이 사들인 가상화폐 1억2000만 원가량의 지급 정지를 요청했다.

부산경찰청 이재홍 사이버수사대장은 “피해자 중엔 인터넷과 도박 사이트에 익숙지 않은 40, 50대 중·장년이 많다. 한 남성은 퇴직금을 미리 정산받아 마련한 3억900만 원을 8일 만에 날리기도 했다”며 “도박 혐의로 처벌받을까 겁나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도 있다. 사기 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투자 사기를 두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으므로 신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 씨 등 피의자 일당은 해외 도박사이트에 송금한 후 다시 환전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정다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