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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문화 바로 세우자 <1> 노인 보행자사고 줄이자

부산 교통사망자 절반이 어르신… 맞춤형 안전교육 나서

  • 국제신문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18-04-01 19:36:52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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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세 이상만 5년간 사고 증가세
- 16개 구·군 4개 권역으로 나눠
- 교통표지판 보기 등 집중 강연
- 서포터즈 운영·야광지팡이 지급

부산의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대교 국제시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에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든다. 부산항에 집결된 화물은 전국 각지로 퍼져나간다. 자연히 교통량은 꾸준히 늘었다. 고령 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미 2014년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65세를 넘긴 이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노인 인구 증가세와 교통량 증가가 맞물리면서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더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절반에 이르는 어르신 교통사망사고를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한 어르신이 교통경찰관의 안내를 받아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노인 심야시간 사고 빈발

지난해 10월 12일 밤 11시25분. 부산 사상구 강변대로(사상→사하) 편도 4차로 중 가장 바깥차선을 달리던 트럭이 차도 위에 있던 76세 여성 노인을 들이받았다. 이 노인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지난 2월 25일 오전 6시45분 해운대구 우동 문화여고(옛 한독여실) 버스정류장 앞 횡단보도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났다. 편도 4차로 중 1차로를 빠르게 달리던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84세 노인을 못 보고 그대로 충격했다. 노인은 병원으로 옮겨진 지 1시간도 안 돼 목숨을 잃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심야시간 노인이 달리는 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해가 갈수록 빈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통계가 이를 확인해준다. 지난해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65세 이상 노인 수는 78명에 달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한 사망 건수(173건)의 45%에 이르는 수치다. 최근 5년간 교통사망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심각성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전체 사망자 수는 해마다 줄었지만 노인 사망자 수는 되레 늘었다. 2013년의 경우, 전체 사망자 수는 232명이었고, 이 중 65세 이상 사망자는 73명이었다. 5년간 전체 사망자 수는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 173명으로 확 줄었지만, 같은 기간 65세 이상 사망자는 78명으로 늘었다.

부산은 고령사회를 넘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으로 꾸려지는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만큼 앞으로 노인 교통사망사고는 점점 더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임창식 박사는 “교통법규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점 등을 노인들에게 재차 교육해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노인 인구증가율만큼 느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노인이 쉽게 모이는 복지관과 경로당 등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체계적인 교통 안전 교육 필요

   
부산경찰청에서 교통문화 개선 계획 업무를 전담하는 박상욱 교통안전계장은 교통 정책의 방향을 노인 보행자 중심으로 잡았다. 

“차와 사람이 부딪혀 사람이 숨지는 사고 건수가 전체 교통사고 사망 건수의 51%에 이릅니다. 보행자 사고 중에서는 노인층 비율이 전반 이상입니다. 이 때문에 ‘노인 보행자 사망률 줄이기’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은 올해부터 ‘고령자 맞춤형 안전교육’ 시행을 의무화한다. 부산 16개 구·군을 4개 권역으로 나눠 4월과 7월, 9월, 11월 등에 집중 교육을 벌인다. 노인보행자의 사고사례를 영상 등을 통해 알기 쉽게 소개하고, 횡단보도 안전하게 건너기, 교통표지판 보기 등의 기본적인 내용을 강연한다. 특히 밤이 되면 인적이 드물고 대형차량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강서구와 기장군에 거주하는 노인에게 야광조끼와 야광지팡이 등 교통안전 장비도 지급한다.

노노케어(노인이 노인 돌보기) 사업의 하나로 150명의 ‘고령자 교통안전 서포터즈’도 양성해 운영한다. 퇴직공무원 등이 중심이 된 이들은 노인복지관을 돌며 보행자 중심의 교통안전 교육을 수시로 벌인다.

노인 보행자 외에 ‘차를 모는 노인’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젊은 시절 자동차운전면허증을 한번 따놓기만 하면 심신이 쇠약해지는 80, 90대까지도 계속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노인이 운전하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대형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는 것이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은 이 때문에 올해부터 65세 이상 노인이 운전면허증을 자진반납 할 때 10만 원이 담긴 교통카드를 주는 인센티브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 정책 시행을 위해 1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20만 명의 노인 운전자 중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한다. 또 노인이 모는 차량임을 일반 운전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게 ‘실버마크’를 제작한다. ‘어르신 운전중’이라고 적힌 스티커 1만 매를 제작해 노인복지회관 등에 배포해 노인운전자 차량에 붙일 수 있게 한다.

부산시 이대우 교통운영과장은 “행정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노인 보행자사고는 단기간에 확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어르신이 교통신호 지키기 등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게 가족들이 독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공동기획 : 국제신문·부산광역시·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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