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원 많고 비용 지출 ‘부담’
- 학교 관련 정보교류 ‘도움’
- 공립초는 자제·사립은 활발
- “장점 살릴 방법 고민해야”

신학기가 되면서 학교마다 ‘엄마 모임’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학교에서는 여전히 ‘엄마 모임’이 이어지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민원 등으로 교사 차원에서 혹은 학부모 합의하에 모임을 하지 않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올해부터 학부모회가 법제화된 만큼 학부모 모임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부각시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이모(여·38) 씨는 얼마 전 학부모 총회와 반 모임에 참석하고는 바뀐 분위기를 실감했다.

지난해엔 학기 초 반 대표 학부모를 선출한 후 곧바로 모든 이가 참여하는 단체 채팅방이 만들어졌는데 올해는 반 대표 선출도, 연락처 교환도 없었던 것. 담임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학교로 (엄마들 모임에 대한) 민원이 많이 들어와 올해는 대표도 선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초3 자녀를 둔 박모(여·43) 씨 역시 첫 모임에서 담임교사가 “민원이 많다. 내가 더 잘 하겠다”며 모임을 자제해줄 것을 은근히 요청해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알았다. 박 씨는 “반 대표를 뽑긴 했는데 연락처조차 교환하지 않아 앞으로 한 번이라도 모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사립학교 등 상당수 학교에서는 여전히 모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은 첫 모임에서 반 대표를 선출하고, 연락처를 공유해 온라인 모임과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학기 중에는 단체 생일파티 등의 명목으로 아이들과 함께 수시로 모임을 갖는다.

이 같은 ‘엄마 모임’에 대한 논란은 학기 초가 되면 매년 재연된다. 이는 모임이 정보 교환과 학교 행사 참여 독려라는 순기능과 함께 시간·비용 부담, 미 참여 시 불이익·소외 우려 등 역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워킹맘 김모(38) 씨는 “급하게 물어봐야 할 것이 있을 때 단톡방(단체 카톡방)을 활용하면 편하다. 하지만 점심 모임을 한다고 하면 참석하기 어려워 걱정부터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무조건적인 제재나 허용보다는 운용의 묘를 살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전직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 행사를 안내하는 등 모임의 장점도 분명한 반면 민원도 꾸준히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교내에 학부모회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는 등 학부모 참여 범위가 갈수록 확대되는 만큼 단위 모임도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