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운노조 취업을 미끼로 돈을 받아 챙긴 일당과 취업이 이뤄지지 않자 이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취업 청탁자 등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돈을 주면 항운노조에 취업시켜주겠다며 속여 돈을 빼돌린 혐의(사기)로 전 항운노조 간부의 자녀 A(53) 씨와 현직 항운노조원 B(4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청탁했는데 아들의 취업이 이뤄지지 않자 돈을 요구하며 협박한 혐의(공갈)로 C(61)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B 씨는 2016년 10월 C 씨의 아들(35)을 항운노조원으로 취업시켜주겠다며 C 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6000만 원을 받은 뒤 A 씨에게 4000만 원을 주고 자신이 2000만 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C 씨에게 “10년 전 A 씨의 아버지가 항운노조 간부로 활동했기에 돈만 주면 아들을 취업시켜줄 수 있다”며 꾀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누군가 취업시켜줄 능력이 되지 않았던 A 씨와 B 씨는 가로챈 돈을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C 씨와 아내 D 씨, D 씨의 여동생 E 씨 등 3명은 돈을 줬는데도 취업이 이뤄지지 않자 “사기 사실을 언론과 노조에 알리겠다”며 B 씨 일당에게 1억 원을 요구한 혐의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C 씨가 부정채용 청탁 후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경찰에 수사의뢰를 먼저 하는 것이 순서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