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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44> 진주 도심 속의 테마 숲길

짙푸른 대숲·편백나무 향에 쌓였던 고민들 눈 녹듯 사라져…

  • 국제신문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18-03-18 18:49:1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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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목적 시험림·가좌산 연결
- 총 3.3㎞ 5개 구간 순환형 코스
- 대나무·삼나무·편백·해송 등
- 산림경관 수려하고 볼거리 많아
- 봉사단 청소로 탐방로도 깨끗

경남 진주시 남쪽 관문에 남부산림자원연구소의 시험림을 품은 가좌산이 자리 잡고 있다. 좌측 기슭에 경상대, 우측에 연암공대가 있어 탐방객들이 많이 찾는다.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시험림 내 대나무 편백 삼나무 등 조경수와 머위 구절초 등 약초, 가좌산 원시림을 연결해 조성한 탐방로가 ‘도심 속의 테마 숲길’이다.
   
도심 속 테마 숲길 중 어울림 숲길 구간을 안내하는 이정표.
숲길은 코스마다 이야기를 간직하고 다른 느낌을 준다. 청풍길로 시작하는 숲길은 대나무 숲길~어울림 숲길~맨발로 황톳길~숲속 쉼터로 이어지는 3.3㎞ 구간의 순환형 코스다. 망진산 정상으로 가는 탐방로와 연결돼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이곳까지 걸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숲길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에서 연구 목적으로 운영 중인 시험림에 위치해 산림 경관이 수려하고 숲이 잘 조성돼 있다. 또 경상대 직원들로 구성된 아름봉사단이 수시로 쓰레기 줍기에 나서 탐방로가 깨끗하다.

■향긋한 대나무 향이 가득

   
숲길의 들머리인 남부산림자원연구소의 시험림은 1972년 조성됐다. 대나무 삼나무 편백 등 시험림이 22.5㏊에, 해송 등 인공림이 1.5㏊에 펼쳐져 있다. 시험림은 남부지역 산림자원의 다원적 기능 발굴 및 증진을 위한 산림과학기술력 확보와 건전한 산림육성을 위해 운영 중이다.

출발지의 시험림은 넓은 면적에 다양한 수종으로 볼거리가 많은 만큼 도심 속의 테마 숲길 여정을 마무리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시험림에서 좌측에 설치된 나무 덱을 따라 오름길을 걸으면 청풍길이 시작된다. 바로 올라가지 않고 천천히 돌아가는 길은 힘들지 않다.

237m 전 구간에 정갈하고 새파란 차나무들이 길 양쪽에 촘촘하게 심겨져 있다. 초봄의 바람이 쌀쌀하기보다 시원하다는 느낌이다. 차나무의 효능 덕분인지 마음속 깊은 곳까지 맑아지는 듯하다. 청풍길 안내판에 차나무는 강심 작용, 근육 수축 작용, 피로 해소, 이뇨 작용, 각성 작용을 한다고 적혀 있다.
맹종죽 단지로 대나무 숲길 350m가 이어진다. 주변에 왕대가 즐비하고 세계 각국의 대나무 120여 종이 식재돼 있다. 다양한 대나무에 친절한 설명이 더해져 작은 수목원을 연상케 한다. 대나무 숲 사이에 설치된 나무 덱으로 조성된 탐방로를 지나면서 향긋한 대나무 향이 몸은 물론 정신까지 정화해 주는 느낌이다. 짙푸른 녹음을 만드는 대숲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걷다 보면 풀리지 않던 고민이 잠시나마 사라지는 듯하다.

■산림의 공익 기능

   
도심 속의 테마 숲길인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시험림 내의 대나무 숲길. 세계 각국의 대나무 120여 종이 식재돼 수목을 연상케 한다.
대나무 숲길 모퉁이를 돌아서 60m가량 가면 피톤치드가 풍부한 편백이 빽빽하게 들어선 어울림 숲길이 펼쳐진다. 능선이라 산 아래 가호·가좌동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 왕복 10차선 큰길을 달리는 차들의 소리도 바람에 실려 온다. 능선을 따라가자 갈림길이 나온다. 연암공대 0.6㎞, 석류공원 2.2㎞, 가좌동 주민센터 0.7㎞를 안내하는 삼각모양의 표지판이 눈에 띈다. 우리 인생도 갈림길처럼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생각에 잠시 잠긴다.

갈림길 한쪽에 입간판이 서 있다. 산림청이 산림환경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국민 실천의식을 함양시키기 위해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소개하는 것이다. 산림의 공익 기능 평가액은 2010년 기준으로 109조 원이라 기록돼 있다. 국민 1인당 연간 216만 원의 산림복지 혜택을 누린다고 한다. 어울림 숲길에는 가족 탐방객들을 위해 미로 느낌이 들도록 격자형 포켓 공간을 만들어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지압 보도와 등 허리 지압기 등 10종의 생활 체육시설과 세족장을 설치했다.

■백로가 둥지를 틀다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톳길.
어울림 숲길에 이어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톳길을 만난다. 자연스러운 황토 지반을 이용해 맨발로 걷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맨발로 걸으면 건강에 좋다는 설명에도 맨발로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귀찮기 때문이다.

황톳길이 끝나는 지점에 전망 덱이 설치돼 있다. 진주시의 상징인 백로가 대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순백색의 백로는 등에서 꼬리까지 비옷 모양의 장식 깃을 갖추고 있다.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4~6월에 2~4개의 알을 낳으며 생후 30~42일 후에 독립적인 생활을 한다. 한국에서는 예부터 백로가 희고 깨끗해 청렴한 선비를 상징해왔으며, 시문(詩文)이나 화조화(花鳥畵)의 소재로 많이 등장한다.

전망 덱에 서면 연암공대와 가좌·가호동 일대는 물론 멀리 진주혁신도시가 보인다. 전망 덱에서 800m가량 가면 반환점인 숲속 쉼터가 나온다. 숲속 쉼터로 오가는 구간은 주변이 온통 고사리로 숲길을 이루고 있다.

탐방로에는 냉이꽃 등 다양한 야생화들이 꽃망울을 터뜨릴 채비를 하고 있어 봄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온화한 봄바람이 겨우내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녹인다. 반환점에서 이정표를 따라 석류공원(1.1㎞)과 망진산 정상(3.7㎞)으로 갈 수 있도록 연결돼 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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