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SW)교육이 의무화된다. 부산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수업이 의무화되는 초등학교 5,6학년도 올해 6월부터 우선 도입하기로 해 부산은 사실상 올해부터 SW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컴퓨터 과목과는 또 다른 형태로 진행되는 SW교육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감은 큰 것이 사실이다. 첫발을 내딛는 학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국제신문은 국내 SW교육 추진 현황을 짚어보고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북유럽 국가의 SW교육 현장을 통해 국내 교육이 나아갈 길을 짚어본다.

- 부산 중학교 147개교 중 90곳
- 알고리즘·프로그래밍 등 수업
- 실생활 연관 피지컬 컴퓨팅도
- 초등학교는 6월부터 시범 운영
- 고등학교는 일반선택으로 전환
-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초점

	부산 수영구 동아중학교 소프트웨어(SW)교육 수업 장면. 부산시교육청 제공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

SW교육 시발점은 4차 산업혁명이다. 수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이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컴퓨터, 인공지능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됐다. 정부는 이 같은 변화에 적합한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나섰고, 2014년 교육부 산업자원통상부 등 4개 부처가 합동으로 ‘SW교육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듬해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고시되면서 학교에서 SW교육을 의무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5·6학년 ‘실과’ 과목의 일부로 삽입해 17시간 이상 수업을 받아야 하며, 중학교는 ‘정보’ 과목을 선택에서 필수로 전환해 34시간 이상 편성해야 한다. 학년별로 수업 시수가 정해진 것은 아니어서 해당 학년 동안 학교 상황에 맞춰 수업 시간을 채우면 된다. 수업 시간 역시 최저기준만 명시돼 학교의 재량에 따라 기준 이상 시간을 배정할 수도 있다. 입시와 직결되는 고등학교에서는 의무 수업이 아니다. ‘정보’ 과목을 심화 선택에서 일반선택으로 전환해 선택률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교육부는 SW교육 의무화가 결정되면서 ▷교사 양성 등 인적 기반 마련 ▷컴퓨터실 등 물적 기반 마련 ▷우수모델 발굴 및 확산 ▷창의력 및 사고력 중심의 SW교육 강화 ▷SW교육 체험활동 및 홍보 강화 등으로 나누어 세부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수업을 진행할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선도교원을 선발하고 초등·중등 연수 등을 시행했으며, 올해는 전국적으로 핵심교사 2500명(부산은 약 140명)을 선발해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중·고등학교 정보 과목에 새롭게 추가된 ‘피지컬 컴퓨팅’ 실습을 지원하고자 전국 1300개교에 학교당 100만 원씩 특별교부세를 지원한다. 부산은 70개교가 이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우수모델 발굴을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1500개의 연구·선도학교를 운영하고 교사 연구회와 학생 동아리도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SW를 접할 수 있도록 전국에 SW교육 지원(체험)센터를 구축하는 사업도 있다. 현재 부산을 비롯해 서울 인천 충남 경남이 지원금을 받아 센터를 구축하거나 운영 중이다. 또 SW교육의 날로 지정된 10월 10일에는 온라인 코딩파티, 체험 중심 행사를 열어 홍보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부산은 지금

부산에서는 올해 중학교 174개 중 90개교에서 SW교육을 시작한다. 이 중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대상인 1학년에 수업을 배정한 학교는 81개교이며, 나머지 9개교는 2~3학년 선택 과목으로 SW교육을 골랐다. 1학년에 수업을 적용한 81개교 대부분은 34시간을 배정했으나 이 중 4개교는 68시간을 배정해 심도있는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육부 방침에 따르면 2019학년도부터 수업이 의무화되지만 시교육청은 이보다 빠른 올해 6월부터 시범 운영한다. 아직 교과서가 개발되지 않은 만큼 시교육청은 6월 이전 지침서를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수업을 위해 필수적인 시설인 컴퓨터실은 전 초·중학교에 100% 설치됐으며, 현재는 교사 연수에 방점을 찍고 있다. 우수모델을 발굴하고 문제점을 미리 진단하기 위한 연구·선도학교도 지난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는 초등학교 38개교, 중학교 24개교, 고등학교 14개교 등 76개교가 연구·선도학교로 운영되고 있으며, 여기에 시교육청 지원으로 운영되는 중점학교 6개교까지 합쳐 모두 82개교가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미리 살펴보는 교과서

초등학교의 경우 내년부터 수업이 진행되지만 아직 교과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현재는 중학교 교과서를 통해 SW수업을 엿볼 수 있다. 교과서 세부 구성은 출판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대동소이하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우선 첫 단원에서는 정보 사회의 특성, 저작권·개인 정보 보호, 사이버 윤리 등 정보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다룬다. 이어 자료 수집과 분석, 정보를 구조화하고 디지털로 표현하는 방법을 학습한 후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으로 넘어간다. 이때 SW교육의 핵심인 알고리즘을 다루게된다. 알고리즘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과 방법을 말하는데, 쿠키나 김치볶음밥을 만드는 과정 등을 통해 알고리즘의 개념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형태로 수업이 진행된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래밍 언어의 원리를 배운 다음 마지막 단원에서 실생활과 연관된 피지컬 컴퓨팅 수업이 이뤄진다. 피지컬 컴퓨팅은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입력 방식 대신 소리나 동작 빛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소리로 켜고 끄는 전등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국내 교과서는 많은 프로그래밍 언어 중 스크래치나 엔트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가 어떤 교과서와 프로그래밍 언어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배우는 것도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송이 기자

◇ 초·중·고교 소프트웨어 교과 과정 ▶초등학교 5·6학년 ‘실과’ 과목 일부로 삽입. 17시간 이상 수업 5·6학년에 2015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19년부터 의무화. 부산은 오는 6월부터 전 학교 6학년에서 시범 운영 ▶중학교 ‘정보’ 과목, 선택에서 필수로 전환. 중학교 3년 내 34시간 이상 편성. 올해는 174개교 중 90개교 수업 편성 ▶고등학교 필수 아님. ‘정보’ 과목을 심화 선택에서 일반 선택으로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