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채용 비리 논란이 있었던 부산과학기술평가원(BISTEP) 민철구 원장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31일 부정한 방법으로 직원을 채용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평가원 민 원장과 경영지원실 직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민 원장 등은 2015년 8월 경영지원실장 채용 공모에서 임모(45) 씨를 미리 내정하고 공모 과정을 진행해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공모에는 임 씨를 포함한 7명이 응시했다. 당시 임 씨는 채용을 앞둔 2015년 8월 초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원장 보고용 문서 작성 등의 업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점은 같은 해 3명의 정규직 직원을 뽑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규정상 1차 서류전형 합격자는 4배수인 12명을 뽑아야 하지만, 내정자가 이에 들지 못하자 서류 합격자를 14명으로 늘렸다. 그러나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직원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뒤늦게 내정자의 합격을 취소했다. 문제를 제기했던 이 직원은 한직으로 좌천된 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민 원장 등은 예산을 임의로 집행해서 평가원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받는다. 채용 과정에서 부산에 오지도 않은 면접위원에게 일비와 교통비 등 45만 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평가원은 부산지역 연구개발 기획 역량 강화와 이를 통한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2015년 9월 개소했다. 그러나 채용 과정에 잡음이 일면서 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 비리 점검 결과에 포함돼 수사 의뢰를 받은 상태다. 경찰은 민 원장 등 5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한편, 평가원 추가 채용 비리와 예산 적정성 문제를 살펴보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