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몰아주기 규탄
- “국제선 포화 상태인데
- 시설 확장 손놓고 있어”

정부의 인천국제공항 편애(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1면 보도)에 부산시민이 분노했다. 시민단체는 정부가 지방분권을 천명한 만큼 인천과 김해 ‘투 포트(Two Port)’ 체제로 항공정책을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가 2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해공항을 홀대하는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는 2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의 ‘인천공항 몰아주기’를 강력 규탄했다. 운동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육성하는 데에는 속도를 내는 반면 시설포화가 극에 달한 김해국제공항과 같은 지역공항 활성화는 안중에도 없다”고 개탄했다. 인천공항만 허브(중추)공항으로 지정하고 그 외 공항은 거점공항 또는 일반공항으로 격하해 수도권만 특혜를 받도록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운동본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부산 비전을 발표할 당시 ‘김해신공항은 인천공항의 재난상황에 대응하는 대체공항, 영남권의 관문공항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음에도, 현재 정부는 폭증세인 김해공항 국제선 시설을 확장하는 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인천공항은 현재까지 13조6000억 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했으며, 4조2000억 원이 들어갈 4단계 확장사업도 3단계 확장사업이 끝나기 전인 지난해 11월 확정하는 등 인천공항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놀라울 정도라는 것이다.

운동본부는 “현재 국내 전체 수출입 항공화물 중 김해공항 처리 비율은 0.7%에 그치고, 94.4%가 인천공항에서 처리된다. 인천공항 집중전략은 국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2026년 개항할 김해신공항을 인천공항을 보완하는 ‘관문공항’으로 위계를 격상해야 한다”며 “신공항 개항 전까지 김해공항의 포화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선 여객청사 2단계 확장사업을 조속히 시행하고, 중장거리 노선과 정기화물 노선을 개설하라”고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국토부 장관을 면담해 성명서를 전달하며, 여야 정치권과 함께 간담회를 개최해 부산시민의 요구를 전달할 계획이다. 그래도 개선책이 나오지 않으면 정권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