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객 대다수 전체통제 착각
- 동주여고 쪽 차·보행자 뒤엉켜
- 고성 오가거나 아찔한 순간도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가 열리는 10일 오후 8시께 부산 중구 광복로. 12월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맹추위가 닥치지 않은 탓인지 각종 조명과 트리로 단장된 광복로 일대는 연인 또는 아이의 손을 맞잡은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붐볐다. 대형 트리로 장식된 관광안내소(창선치안센터) 앞을 지날 무렵 “차를 몰고 오시면 어떡해요.” “무슨 소리야 차가 지나갈 수 있게 돼있는데” 라는 고성이 오갔다. 차 없는 거리에 해당하는 구간을 제대로 알지 못한 방문객과 차량이 어지럽게 얽히며 벌어진 풍경이다. 크리스마스트리 축제 기간 방문객은 약 900만 명에 달한다.

10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열린 제9회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에 많은 시민이 찾아 화려한 불빛을 즐기고 있다. 내년 1월 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는 광복로 일대와 용두산공원 일부 구간을 화려한 빛으로 물들인다. 김종진 기자

올해 9회를 맞은 광복로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는 관광안내소 앞 대형 트리를 중심으로 크게 3개 구획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형 트리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방면 약 500ｍ 구간은 토·일요일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차량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

이 구간은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를 무대로 인형극이나 버스킹 등 각종 공연도 열린다.

하지만 대형 트리를 기준으로 동주여고 방면 약 380ｍ 구간과 서구청 방면 약 310ｍ 구간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이 구간은 주말에도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 이날도 동주여고 방면에서 진입해 서구청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차량이 줄을 이었다. 이들 차량의 방향이 크게 꺾이는 곳이 바로 대형 트리 앞이다. 그렇다 보니 차도에서 대형 트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방문객이 경적 소리에 놀라며 보도로 피하는 일이 다반사다.

롯데백화점 방면을 걸으며 차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관광객은 동주여고·서구청 방면 또한 차량 출입이 통제된다고 여겨 차도 위를 활보했다. 서구청 방면으로는 불법주차된 차들도 다수 보였다. 40대 여성 안내원은 “운전자는 운전자대로, 방문객은 방문객대로 불만을 터뜨린다”며 “축제 기간에라도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를 전면 시행하든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 또한 필요성을 일부 인정하지만, 축제 전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중구 김성학 관광진흥계장은 “롯데백화점 방면은 일부 우회도로가 있어 차를 통제할 수 있지만, 나머지 구간은 상인 반발이 심해 차 없는 거리 시행이 어렵다”며 “안전요원을 추가로 확보해 운전자·보행자 모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