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산될 땐 협력업체 줄도산 등 타격
- 상인들 “정부가 회생안 마련해 달라”
- 시의회도 ‘회생촉구 건의안’ 정부 전달

국내 대표적인 중형 조선소인 경남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지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극심한 수주난으로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만일 청산될 경우 협력업체의 연이은 도산으로 지역 상권의 몰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성동조선이 위치한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공단 상가번영회는 7일 통영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정공단 상인·종업원·가족 등 1500명의 목숨을 살려달라”며 조선소 회생안 마련을 정부에 강력 촉구했다.

상가번영회는 “청산가치가 높다는 극단적 처방설까지 나돌아 안정국가공단 내 300여 상가를 비롯한 지역경제가 피폐하다 못해 폐허가 되고 있다”며 “거리로 나앉을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조선소를 회생시켜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통영시의회도 ‘성동조선 회생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RG(선수급 환급보증) 발급 기준 완화와 정부·공기업 선박 발주, 지원방안의 조속 마련 등을 요구하며 성동조선의 정상화를 정부에 건의했다. 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조선산업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국정과제와도 밀접한 분야인 만큼 청산 위기에 처한 성동조선을 반드시 회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통영시도 지난달 성동조선 정상화를 위한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했다. 시는 건의문을 통해 “자본의 논리보다 산업경쟁력, 지역경제, 고용안정 등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대승적 차원에서 성동조선의 정상화를 검토해 줄 것”을 촉구했다.

성동조선은 통영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조선업 호황기에는 세계 순위 10위 안에 들 정도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세계적 조선 불황이라는 파고를 견디지 못해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 7년째 채권단의 ‘수혈’을 받아 연명하고 있다. 지난해 2000여 명이던 직영 직원은 구조조정 등으로 1200여 명으로 줄었다.

채권단이 최근 성동조선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인데 잠정 존속가치는 2000억 원, 청산가치는 7000억 원으로 추산되면서 청산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면서 지역 상공계를 중심으로 성동조선을 회생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중형조선소 메카인 통영에서는 신아 sb, 삼호조선, 21세기조선 등이 경영난을 견뎌내지 못하고 이미 부도 처리됐다. 마지막으로 성동조선해양이 남아 있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