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청이 급식 관련 직종(영양사·조리사·조리실무사)에게 지급해야 할 급식비 예산 12억7000만 원 확보가 불확실해졌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20일 도교육청에서 행정사무감사를 갖고 지난해 5월 도교육청이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등 3개 노조와 매달 8만 원씩 급식비를 지급하기로 임금협약을 할 당시 별도합의서를 작성한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대부분 자유한국당 소속인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 등 교육위원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마련해오면 이 예산을 의결해주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병희 의원은 이 합의서에는 ‘도교육청이 각급 학교에 재직 중인 급식 관련 직종(영양사·조리사·조리실무사)을 급식 인원 산정 시 포함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는 애초 급식종사자로부터 급식비를 받을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담당 사무관이 사인한 합의서는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 의원은 이번 결산 추경에(소급분 급식비 몫으로) 12억7000만 원이 올라와 있는데 그 전에 (별도합의서와 관련한) 인적 쇄신에 대한 조치나 대안 마련이 먼저 이행되면 의결해 주겠다는 뜻을 함께 했다.

도의회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이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창원고용노동지청은 도교육청에 노동관계법 위반이라며 지난 9월 29일까지 시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기한 안에 체불이 해소되지 않으면 교육감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수 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이 같은 지시를 지키기 못했다. 도교육청은 현재 창원고용노동지청에 체불 사건 관련 수사절차 진행 유보를 요청해 두고 있는 상태다.

이번에도 예산이 통과되지 못하면 박종훈 교육감이 형사상 처벌을 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이날 김원찬 부교육감은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처벌이나 징계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교육위원들의 집요한 징계 요구에도 김 부교육감이 관련자 징계에 대해 소극적인 방침을 밝힘에 따라 의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럴 경우 교육위원들은 12억7000만 원을 의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급식비 미지급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경남도교육청 전경.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