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금남로에 자리한 전일빌딩이 리모델링과 관련한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전일빌딩. 연합뉴스

해당 건물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의 총탄 자국이 새겨져 있는데, 리모델링 계획에는 이 탄흔을 간직한 건물 원형을 철거하는 계획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일빌딩 리모델링 기본계획 밑그림에 건물 일부를 철거하고 주차타워를 짓는 방안이 포함돼있다.

전일빌딩은 1968년 7월 준공됐다.

이후 네 차례 증·개축을 거쳐 10층 규모인 현재 모습을 갖췄다.

이번 리모델링에 따른 철거 대상은 가장 처음 세워진 7층 높이 1차 건물이다.

이 건물 외벽에는 1980년 5월 당시 YWCA 회관을 지키던 시민군이 전일빌딩을 점령한 계엄군과 교전하는 과정에서 새겨진 총탄 자국 13개가 남아있다.

해당 총탄 자국은 3차 증·개축 건물 10층 내부에서 다량의 헬기사격 탄흔이 발견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현장 조사 때 함께 발견됐다.

광주시는 전일빌딩이 법정 주차장 설치 면적규정을 충족하려면 건물 일부 철거와 주차타워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헬기사격 탄흔이 고스란히 남아 5·18 사적지로 지정된 3차 건물 10층 내부와 2·3차 건물 외벽은 원형 보존한다.

주차타워 부지로 정한 1차 건물을 허무는 대신 시민군 탄흔이 새겨진 외벽 부분만 철거 과정에서 따로 보존해 헬기사격 탄흔과 함께 전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이러한 계획이 광주시 스스로 원형보존 약속을 걷어차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헬기사격 탄흔뿐만 아니라 건물 전체가 역사현장인 데다 시민 스스로 계엄군에 항거했던 흔적 또한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다.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전일빌딩 모든 공간이 보존해야 할 5·18 현장”이라며 “헬기 탄흔이 남은 9층과 10층뿐만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는 보존 계획을 광주시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