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스크린도어 설치공사 지연으로 인한 지체보상금이 133억 원이지만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인정한 금액은 25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교통공사는 2012년 12월 완공된 부산도시철도 1~2호선 10개 역사 스크린도어 공사가 7개월 정도 지연돼 중재원으로부터 지체보상금 133억 원 중 25억 원을 인정받았다고 1일 밝혔다. 스크린도어 설치를 맡은 A 사는 2011년 8월 공사에 착공해 이듬해 4월 마쳐야 했지만, 사업 자금 수백억 원을 대출받는 과정이 미뤄져 7개월 뒤 공사를 끝냈다.

교통공사는 그동안 A 사에 지체보상금에 관한 독촉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고, A 사는 지체보상금을 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A 사가 지난해 11월 중재원에 중재신청서를 냈다. 중재원은 8개월 정도 심사를 거쳐 133억 원 중 지체보상금 25억 원(변제 시까지 6% 이자)을 확정했다. 중재원은 판정문에서 “지체보상금은 82억4000만 원으로 판단되지만, 통상적으로 수백억 원을 빌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공사 지연으로 인해 교통공사가 특별히 손해 본 게 없어 최종 25억 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교통공사는 지체된 날을 계산하면서 준공 확인 필증을 받은 날짜를 감안해 9개월 동안 133억 원의 지체보상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중재원 측은 공사 완료 시점으로 계산했다.

부산시의회 정명희(비례·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통공사가 2012년 지체보상금이 발생한 시점 이후 중재원 신청까지 4년 동안 지체보상금 확보에 나서지 않았는데 업체 봐주기 아니냐. 애초 지체보상금을 받을 생각이 있었다면 중재 신청보다는 소송을 제기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교통공사 측은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4년 동안 지체보상금을 산정하는 기간을 협의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중재원 신청에 합의한 것은 어차피 법원에서도 같은 법으로 지체보상금을 산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