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가 있는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음란 동영상까지 찍은 10대들이 항소심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권순형 부장판사)는 26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여, 18) 양 등 남여 청소년 4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범행 정도가 무거운 박 양 등 2명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장기 2년, 단기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의 도주 우려를 감안해 법정구속했다.

재판장은 법정구속이 결정된 2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이들은 눈물만 흘릴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가담 정도가 약한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형량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나이가 어리고 초범인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피해 학생과 그 가족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과 앞으로의 후유증 등을 고려하면 집행유예형을 선고한 1심의 형량은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에 넘겨진 청소년들은 같은 지역의 선후배 사이로, 평소 알고 지내던 10대 지적장애 여학생에게 조건만남을 통한 성매매를 수십 차례에 걸쳐 강요했다.

성매매 대가는 여관비, 생활비 등으로 고스란히 지출했다.

이들은 피해 여학생이 더 이상 성매매를 못하겠다고 하자 여관방에서 온 몸을 때리고, 옷을 벗긴 뒤 음란 행위를 강제하고 영상까지 찍었다.

결국 피해 여중생이 맨발로 여관을 뛰쳐나와 행인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이들은 붙잡혔다.

1심에서 창원지법 통영지원은 지난 4월 구속기소된 가해 학생들에게 징역 1년 6월∼2년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통영시민단체연대는 1심 판결을 ‘솜방망이’로 규정, 전국 시민 2809명이 동참한 엄벌 요구 탄원서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가해 학생 일부에게나마 중형이 선고된 점을 환영했다.

이어 “피해 여중생과 성매수 행위를 한 남성들도 정확한 증거를 확보해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