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해공항 확장 관련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하면서 오는 2050년 항공수요를 부산시가 요구한 3800만 명보다 1000만 명 적은 2856만 명으로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터미널 규모는 부산의 반발을 우려해 3800만 명으로 계획했다. 전문가들은 항공수요가 축소되면 김해공항 확장 규모나 광역교통망이 축소 건설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최근 ‘김해공항 확장 건설사업’ 예타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김해공항 확장에 따른 경제성(BC)과 총사업비를 공개한 적은 있으나 항공수요와 연결교통망, 터미널, 소음피해 보상 규모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KDI는 김해공항의 항공수요를 2050년 기준 2856만 명(국제선 1943만 명, 국내선 913만 명)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6월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가 입지조사에서 추정한 3800만 명보다 1000만 명 가량 줄었고 국토부가 사전조사에서 예측한 3218만 명과 비교해도 400만 명 남짓 줄었다. 부산 지역사회가 ‘관문공항’ 수준으로 요구한 3800만 명보다 1000만 명 감소한 것이다. 항공수요는 확장규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KDI는 항공수요는 줄인 대신 국토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여객터미널 규모는 3800만 명이 적당하다고 봤다. KDI는 보고서 각주에 “국토부 요청에 따라 연간 2800만 명을 처리할 수 있는 국제선 터미널을 설정했다”고 표기했다. 항공수요에 따르면 국제선 터미널 규모는 1900만 명인데 2800만 명으로 늘렸다는 것이다. 국토부 나웅진 공항정책과장은 “부산에서 3800만 명 규모의 터미널을 원해 반영했다. 활주로 길이는 3200ｍ가 검토됐다”고 밝혔다.

항공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0년 가까이 김해공항 확장 사업을 연구한 최치국 전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항공수요에 따라 활주로 계류장과 광역교통망이 결정되는데 1000만 명이 준 것은 문제다. 자칫 김해공항이 관문공항 수준으로 확장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해공항 확장 총사업비는 애초 ADPi의 추정치 4조1700억 원에서 국토부 추정치(6조6595억)로 올랐다가 5조8431억 원이 됐다. KDI는 총사업비를 6조6595억 원으로 했을 때 BC가 0.81로 낮아지자 5조8431억 원으로 낮춰 BC를 0.94로 추산했다.

한편 KDI는 동대구·울산에서 김해공항을 운행하는 철도 노선을 제시했다. 동대구에서는 경산~밀양~진영~가락IC를 거쳐 김해공항에 도착한다. 또 울산(태화강)에서는 동해선·부전마산복선전철을 이용해 일광~거제~부전~사상을 거쳐 김해공항과 연결되는 노선이다. 두 노선 모두 하루 10회 운행한다.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