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구·영도구의회 반대 확고
- 북항 경계분쟁 봉합 위한
- 단계적 통합 목소리 나와

- 중구의회 부의장 1인 시위
- "시, 통합추진 즉각 멈춰라"

서병수 부산시장은 원도심 4개 구 전체 통합이 불가능할 경우 가능한 자치단체만이라도 우선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7일 부산 중구의회 김시형(오른쪽) 부의장이 원도심 4개 구의회 의장단 간담회가 열린 한 음식점 앞에서 통합 반대 1인 시위를 하다가 서병수 시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시형 부의장 제공

서 시장은 지난 4일 오후 부산 동구의 한 음식점에서 중·동·서·영도구가 지역구인 부산시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주제는 원도심 통합이었다.

이날 중구가 지역구인 최영규 시의원은 "원도심 통합이 안 된 지금도 중구는 성공적으로 구정을 운영해가고 있다"며 "기초단체와 의견 조율 없이 통합을 추진하는 저의가 궁금하다"고 따졌다.

당시 모임에 참석한 공한수·황보승희 시의원에 따르면 서 시장은 "주민들이 반대하는 통합을 강제로 할 순 없지 않느냐. 중구의 반대가 심하면 중구를 제외한 3개 구 통합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중구를 제외한 3개 구를 통합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 원도심 통합에 대한 확실하고 일관된 철학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서 시장은 지난 7일에는 중·동·서·영도구의회 의장·부의장들과도 만나 원도심 통합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중구와 영도구의회는 통합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통합 논의 이후 줄곧 반대해왔던 중구와 달리 중립적 입장을 취해오던 영도구까지 반대에 나선 것이다.

영도구의회 한영현 의장은 "영도는 섬처럼 떨어져 있어 통합되더라도 나머지 3개 구 중심으로 행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며 "특별한 인센티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 한 통합은 안 된다는 게 영도구민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동구도 4개 구 통합에는 부정적이다. 우선 중·동구부터 통합한 뒤 시간을 두고 4개 구 통합을 추진하자는 단계적 통합론을 꺼내 들었다. 동구의회 이상태 의장은 "원도심 통합은 중·동구 간 북항재개발 경계구역 분쟁으로 불거진 만큼 두 기초단체가 통합되는 게 우선"이라며 "이후 실질적인 통합 효과가 난다면 4개 구 모두를 합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서구의회 변태환 의장은 "통합에 대해 확실한 입장이 정해진 것은 없다. 의견이 분분해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중구의회 김시형 부의장은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고 음식점 앞에서 원도심 통합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했다. 서 시장이 재차 참석을 권했으나 김 부의장은 "원도심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만 전달하겠다"며 거부했다. 김 부의장은 "통합은 안 된다는 게 구민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주민들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시는 즉각 이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의장은 오는 16일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과 청와대 나소열 지방분권비서관을 만나 원도심 통합에 반대하는 중구민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준영 박장군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