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때문에 하류로 유입 가능성

낙동강 중·상류의 녹조가 확산하면서 부산도 식수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가뭄·폭염의 영향으로 녹조가 부산까지 번지고 있다.

20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도동나루터 앞 낙동강에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물금취수장의 남조류 개체 수는 5200cell/㎖로 '관심 단계'이다. 녹조 띠가 관찰되는 중·상류 달성보(8만4992cell/㎖)나 강정고령보(5만1561cell/㎖)보다는 수질이 양호하지만, 지난해 7월 물금취수장 평균(974cell/㎖)보다는 농도가 짙은 상태다.

조류경보는 측정 때 남조류 세포가 기준치를 두 번 연속 넘을 때 발령된다. '관심'은 1000cell/㎖ 이상이다. '경계'는 1만 cell/㎖ 이상이다. 조류 대발생은 100만 cell/㎖ 이상일 때 발령된다.

물금취수장은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녹조가 취수구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류 차단막을 설치했다. 또 조류가 유입돼 강에서 증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압수로 처리하는 살수시설도 설치했다. 주 1회 벌이던 수질 검수 횟수를 주 3회로 늘렸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비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일 낙동강 4개 보를 상시개방한 뒤 창녕함안보는 기존 관리수위 5m에서 목표치인 4.8m까지 수위가 낮아진 상태다. 물이 더는 하류로 흐르지 않는 탓에 상류 녹조가 하류로 유입되지 않고 있지만, 비가 내릴 경우 강바닥에 쌓인 녹조가 상류 보를 넘어 대거 하류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최하류인 낙동강 하굿둑은 닫혀 있기 때문에 비가 와도 녹조를 바다로 내보내기가 쉽지 않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한번 유입된 녹조는 기온이 내려가면 농도가 연해지면서 바닥에 가라앉아 있다가 기온 상승 때 또다시 떠올라 대거 창궐한다"며 "상류 안동·임하·합천댐의 물을 대거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녹조를 강에서 바다로 밀어내는 선진국형 정책 추진을 검토해야 한다. 낙동강 하굿둑도 녹조가 바다로 빠질 때까지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수도사업본부 류동춘 물처리연구팀장은 "최근 10분 단위로 남조류 농도를 원격 측정하는 장비도 설치해 시범 운용 중"이라며 "낙동강 하류에 녹조가 발생하는 불상사로 부산 시민 식수원이 오염되는 일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