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인과 식사하며 불만 토로
- 부임 1년만에 교체·귀국 명령

- 새 영사에 미치가미 히사시

일본 정부가 모리모토 야스히로(사진) 부산총영사를 전격 경질했다.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내린 일시귀국 조치를 모리모토 총영사가 비판했다는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1일 외무성이 이날 자로 부산총영사를 미치가미 히사시 두바이 총영사로 교체하는 인사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외무성은 이와 함께 모리모토 전 총영사에게 귀국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모리모토 전 총영사는 지난해 5월 부임한 지 1년 만에 전격 교체됐다.

그는 40일 내 귀국한 뒤 다음 보직을 받게 된다. 산케이는 모리모토 전 총영사가 자신에 대한 정부의 소환 방침을 비판해 사실상 경질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총영사관 측은 "오늘 도쿄에서 모리모토 영사가 경질됐으니 고국으로 돌아오라는 지시가 있었다"면서 "경질 이유나 후임 영사부임 시기 등 그 외 사항은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일본 부산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대해 강력 항의하면서 모리모토 전 총영사와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를 지난 1월 자국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역대 최장 기간인 85일 동안이나 대사와 총영사를 일시 귀국시켰으나, 지난 4월 한국의 정권 이행기 정보 수집 필요 등을 이유로 대사와 총영사를 귀임시켰다.

산케이는 모리모토 전 총영사가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소환과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관저의 판단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이 같은 행동이 한국 측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판단해 문제시했다는 것이다. 산케이는 다만 모리모토 전 총영사가 언제, 어떤 지인과 만나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소개하지 않았다.

모리모토 전 총영사는 고시 출신이 아니라 외무성에 특채로 채용된 인물로, 한국어 전공자다. 반면 미치가미 신임 부산 총영사는 고시 출신으로, 한국어 연수를 받은 뒤 주한 일본대사관의 총괄공사와 문화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외무성 내에서는 지한파(知韓派) 그룹인 '코리아 스쿨'에 속한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