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착공 늦출수없어 제안 수용
- 이전비까지 합해 총 107억 투입

코레일의 도 넘은 요구에 부산시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코레일이 부산사회복지종합센터 예정지인 옛 동래역사의 매매가를 지나치게 높게 부르며 몽니(지난 4월 17일 자 7면 보도)를 부리자 시가 어쩔 수 없이 20억 원의 웃돈을 주고 매입을 결정한 것이다.

시는 코레일과 사회복지종합센터 예정지인 옛 동래역사 일대 8182㎡의 매매 계약을 체결한다고 30일 밝혔다. 시와 코레일은 지난해 12월 토지 매매에 합의했다. 또 각자가 선임한 감정평가기관을 통해 땅값으로 87억5000만 원을 산정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지난달 돌연 감정가가 터무니없이 낮다며 새로 평가를 진행하더니 최종 매각가는 97억 원이라고 주장했다. 시는 몇 차례 추가 협상에도 진척이 없고 착공 시기만 늦어지자 울며 겨자 먹기로 코레일의 제안을 수용했다. 계약이 늦어지면서 착공 시기도 오는 7월에서 12월로 5개월가량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는 동구 초량동 남부교육청 소유의 723㎡와 국방부 소유인 사상구 삼락동 3766㎡도 사회복지센터 건립 후보지로 검토했다. 그러나 부지 매입비가 높고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에 따라 동래역사 매입에 집중했다.

이뿐만 아니다. 매입 부지에 포함된 옛 동래역사 이전도 시가 맡게 됐다. 250㎡ 규모의 동래역사를 현재 위치에서 사회복지종합센터 옆으로 조금 옮기는 데 추가로 10억 원(땅값 포함)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동래역사 이전은 코레일의 몫이었다고 시는 전했다. 결국 시는 토지매입금으로 10억 원과 동래역사 이전 비용으로 10억 원을 합쳐 총 20억 원의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한다.

코레일 측은 "사회복지센터 건립 등 부지를 공익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민간에 파는 것보다 훨씬 싸게 책정했다"며 "동래역사 이전은 시가 추진하기로 계획이 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시는 코레일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곧 실무 절차에 돌입한다. 부지를 무단 점거하고 있는 6세대를 퇴거 조치하는 동시에 오는 10월까지 실시설계 용역을 끝낸다. 2018년 연말 완공 예정이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