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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유발 질산염·황산염 농도, 연무 덮친 날 3배 치솟아

부산 '연무' 경고등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17-05-17 00:03:20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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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초미세먼지 성분 분석
- 아연 납 망간 등 금속성분도
- 연무 없는 날보다 배 많아

- 겨울엔 中 황사 실은 북서풍
- 여름·가을엔 대기정체 원인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함유한 연무(煙霧)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몽골과 중국에서 건너온 황사의 영향에다 도심 대기 정체가 더해져 오염원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해 수시로 발생하는 것이다. 연무는 석탄의 주성분인 황산염을 비롯한 유해성분을 머금고 있어 건강을 해치는 요소이다.
   
부산은 1년에 두 달가량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머금은 연무가 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와 광안대교가 연무에 뒤덮힌 모습. 국제신문DB
■ 황산·질산염 머금은 연무

신라대 전병일(환경공학과) 교수는 연무에 어떤 금속 유해성분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 성분을 채취해 분석했다. 지난해 2~4월 강우가 없는 날 시료를 채취했다. 당시 연무가 발생한 날은 10일이었다.

실제 연무일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비연무일에 비해 훨씬 높았다.

   
부산시교육청이 최근 학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대응 요령을 설명하는 장면.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 사상구 괘법동의 PM10 농도는 연무일과 비연무일이 각각 85.75㎍/㎥과 33.53㎍/㎥로 연무일이 훨씬 높았다. PM2.5 역시 연무일(68.24㎍/㎥)이 비연무일(23.86㎍/㎥)의 3배가량이었다. 사상구 학장동의 미세먼지는 연무일 95.86㎍/㎥에 비연무일 53.46㎍/㎥였다. 초미세먼지는 각각 61.11㎍/㎥와 30.34㎍/㎥였다.

괘법동에서 측정된 미세먼지의 이온 성분(공기 중 입자)에는 폐암을 유발하는 황산염()과 질산염()이 대거 포함됐다. 연무일의 이온 속에 질산염은 20.92%가 검출돼 비연무일의 7.10%보다 2.95배 많았다. 황산염도 연무일에 15.49%로 비연무일의 5.97%보다 2.60배 많았다.

금속 성분 농도비(연무일/비연무일)도 전 항목에서 연무일이 비연무일보다 높았다. 아연(Zn)이 2.07배로 제일 높았고 다음은 납(1.97배) 망간(1.92배) 티타늄(1.75배) 등의 순이었다. 납과 티타늄은 우리 몸에 해로운 금속 성분이다.

전 교수는 "미국의 연구진도 연무 감소는 초미세먼지와 황산화물 배출 감소와 일치한다고 발표했다"며 "세계에서 대표적인 연무 피해 지역이 영국 런던과 미국 LA 등 바닷가를 낀 지역인 만큼 부산도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 황사, 봄의 문제만 아니다

중국 황사는 겨울에도 국내 대기에 악영향을 끼친다. 전 교수는 논문에서 황사가 연무 현상을 가중시켜 미세먼지 농도를 치솟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전 교수에 따르면 2009년 12월 23일 오후 2시20분부터 25일 오전 5시45분까지 39시간에 걸쳐 부산에서 연무가 지속됐다. 23일부터 중국발 황사를 실은 서풍·북서풍이 초속 4m로 부산에 유입됐다. 24일에는 러시아 쪽 북동풍이 겹쳐 유입됐다. 25일 새벽부터는 북서풍이 강하게 유입돼 부산에 극심한 황사가 나타났다.

당시 미세먼지 농도는 25일 낮까지 공업지역인 사하구 장림동은 100㎍/㎥ 이상이었으나 주거지인 기장군 기장읍은 50㎍/㎥ 이하로 낮았다. 황사가 도달한 25일 밤 11시에는 두 지점 모두 300㎍/㎥ 이상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해 26일 오전 7시까지 계속됐다. 입자가 큰 미세먼지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특성상 초미세먼지 농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전 교수는 "그해 12월 23일 중국발 서풍 유입으로 부산에 첫 연무가 생긴 뒤 24일 북동풍이 서쪽에 부는 황사 바람을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차단하면서 연무가 지속됐다. 강한 서풍이 분 25일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극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 여름, 가을에도 연무 위험

비교적 대기가 깨끗한 여름과 가을에도 부산은 연무의 영향을 받는다. 대기 정체 현상 때문이다. 여름철 9일 연속으로 연무가 나타났던 2013년 7월 25일~8월 2일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연무는 주로 박무(薄霧)와 함께 나타난다. 75% 이상 습기를 머금은 박무는 주로 새벽과 야간에 발생한다. 낮 시간대 일사량이 많아져 습도가 감소하면 연무로 바뀐다. 이 기간 새벽부터 오전까지는 박무가, 오후 6시까지는 연무가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미세먼지 농도를 보자. 장림동은 26일 오전 10시 163㎍/㎥로 제일 농도가 높았다. 25일 오후 4시~26일 오전 10시 18시간 동안 평균 100㎍/㎥가 넘는 고농도가 이어졌다. 28일 오전 비가 내려 농도가 낮아졌다가 29일 밤 10시부터 30일 오전 11시까지 100㎍/㎥의 고농도 상태가 계속됐다.

전 교수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선박 연료 배출원 등의 영향으로 생긴 대기오염 물질이 습기·미세먼지와 엉켜 연무나 박무가 된다. 황사 유입이나 도시 내부 오염원 정체는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농도 비교]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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