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이 취미인 김민지(24)씨는 얼마전 극장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옆에 앉은 남녀가 햄버거를 먹었기 때문이다. 부스럭거리는 포장지 소리와 쩝쩝대는 소리가 거슬려 "조용히 해달라"고 했지만 그들은 무슨 상관이냐며 계속 햄버거를 먹었다. 김 씨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듣기 싫지만 음식냄새때문에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CGV 제공

　지난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 조치에 따라 국내 영화관에는 팝콘과 음료 등 영화관 스낵 코너에서 판매하는 것 외에도 외부 음식을 갖고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주요 멀티플렉스가 외부 음식물 반입을 제한하는 것을 불합리한 규제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해지자 관객들 사이에서 '영화관 반입 음식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관객 스스로 영화관 예절을 지키자는 당부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화 관람에 지장을 주는 음식을 가지고 오는 관객들을 제지해야 할 극장 측에서 수익을 위해 떡볶이 판매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최대 복합상영관 CJ CGV는 죠스떡볶이와 손잡고 '죠스 튀김범벅 콤보' 메뉴를 지난 27일부터 CGV왕십리 등 주요 30개 극장에서 선보였다.

　튀김범벅은 각종 튀김을 매콤한 소스나 치즈로 버무린 음식이다. 언뜻 메뉴판 속 사진을 보면 떡볶이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극장 안에서 먹게 되면 냄새가 나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국물이 좌석이나 옷에 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인터넷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