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서 8살 초등학생을 유괴·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으로 전국은 발칵 뒤집혔다. 8세 여아를 무참히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역시 10대 소녀였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30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고교 자퇴생 A(16)양을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양은 지난 29일 오후 12시 45분 쯤 공원에서 놀고 있던 피해자 B(8)양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살해한 후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과 B양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웃이었으나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전해진다. A양은 친구와 공원 내 놀이터에서 놀다 엄마에게 연락하기 위해 핸드폰을 빌리려던 B양을 유인해 살해했다.

오늘(30일) CBS라디오에서 진행하는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해당 사건을 놓고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와의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수정 교수는 "10대 여학생이 먼저 어린 아이한테 접근한 거라면 계획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테지만 어린아이가 먼저 휴대폰이 필요해서 접촉한 거기 때문에 계획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후 행적은 상당히 치밀하다"며 A양의 행적에 대해 설명했다. "A의 집이 15층인데 CCTV에는 13층에서 내린 기록밖에 없다"며 의심을 피하기 위해 두 층을 걸어올라간 것과 "시신을 유기할 때 CCTV에 전혀 옥상 물탱크 쪽으로 올라간 기록이 없다"며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서 운반 가능한 사이즈로 절단한 것 같다. 두 번에 걸쳐서 난간을 타고 올라가서 물탱크 위에 올려다 놓은 것으로 보고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변상욱 기자는 A양에 대해 "우울증, 환청증세, 불안증세를 앓고 있어 7년 정도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부적응으로 자퇴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현재 A양이 '기억이 안난다'라는 말을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A양은) 자기가 죽인 것 같은데 어떻게 죽였는지 시신을 어떻게 운반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A양에게) 기억이 안나는 증세가 있는 정신질환이 있을 수 있다"며 '다중인격'으로 불리는 '해리성 장애'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교수가 말한 해리성 장애는 최근 개봉한 영화 '23 아이덴티티'의 주인공이 앓았던 정신질환이다. 해당 영화는 24개의 자아를 지녔던 영국의 빌리 밀리건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