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억원 뇌물받은 혐의 드러나

- 일부 지역민, 군수사퇴 요구

경남 함안군수 비서실장이 3명으로부터 4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비리가 경찰 수사결과로 밝혀지자 일부 단체가 차정섭 군수의 사퇴까지 압박하는 등 지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경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각종 편의를 부탁하며 함안군수 비서실장 우모(45·구속) 씨에게 억대의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건설업체 대표 안모(58) 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안 씨는 2014년 7월부터 2015년까지 함안지역 미니복합타운 추진 과정에서 우 씨에게 10여 차례에 걸쳐 1억3000여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안 씨는 자신과 관련된 일부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안 씨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차 함안군수의 선거를 도왔고 자유한국당 엄용수(밀양·창녕·함안·의령) 국회의원의 함안사무소 사무국장을 맡고 있어 지역 정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앞서 15일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건설사에 인가 등 각종 편의를 부탁하며, 우 씨에게 75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건설사 대표 A(54) 씨와 우 씨를 함께 구속했다. 20일에는 장례식장 인허가와 관련한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우 씨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로 장례식장 대표 B(48) 씨도 구속됐다.

이 같은 사실이 지역에 알려지자 차 군수가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 함안가연산업단지비상대책위와 함안군북·죽산공장반대비대위는 지난 27일 함안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 군수의 비서실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만큼 차 군수는 군민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가연산단 조성과 관련해 지난해 6월부터 주민들이 고충을 호소해 왔으나 차 군수는 면담을 거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수사를 확대해 향후 뇌물 공여자와 뇌물 액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