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투입예산 증가" 적극 반박
- 홍 지사 퇴임앞두고 불만터진 듯

경남도와 지역 건설업계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도의 건설 분야 투자 실적 때문이다.

지역 일부 건설인은 "홍준표 도지사의 취임 이후 건설 투자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는 "투자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또 도는 틀린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조만간 보내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보이고 있다.

발단은 지난 21일 열린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 제59회 정기총회 때 김상수(66·한림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발언이다. 김 회장은 총회 막바지 참석자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홍 지사가 채무제로 때문에 빚 갚는 데만 급급하고 건설에는 관심을 안 둔다. 채무제로는 잘하는 게 아니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공공사업을 해서 사회 파급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설계 변경도 못 하게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건설업계의 일각에서는 그동안 '건설 투자 미흡' '지역업체 푸대접' '설계변경 금지' 등을 이유로 도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도가 지난해 6월 1조3000억 원에 이르는 채무를 상환한 성과에 대해서도 2660억 원이 26년간 적립해온 기금운용 이익금으로, 자산 전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두고 지역 사회 일부에서는 "홍 지사가 대선 출마로 사실상 퇴임을 앞두자,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송병권 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도의 지방도로와 지방하천공사 투자 실적을 공개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송 본부장은 "건설분야에 투입된 예산은 올해 3925억 원(도로 2090억 원, 하천 1835억 원), 지난해 3645억 원(도로 1722억 원, 하천 1923억 원)으로 홍 지사 취임 전 해인 2012년 3168억 원(도로 1554억 원, 하천 1614억 원)보다 각각 23.9%, 15.1%나 늘어났다"며 "이는 도가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채무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건설분야의 예산을 줄인 게 아니란 사실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 본부장은 "부당하거나 최저가 낙찰 후 증액하는 설계변경을 금지했지, 불가피하거나 물가인상에 따른 설계 변경은 아무런 제한을 하지 않았다"며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도로, 하천분야의 설계변경은 582건이나 되며 모두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도의 지역업체 푸대접 주장에 대해서도 "발주기관별 2015년 건설공사의 지역업체 하도급률의 경우 자치단체는 65.3%인 반면 민간부문은 24.3%"라고 반박했다.

정순백 기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