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수돗물 공급을 위해 운영 중인 취수·정수장 등 모든 사업장을 '에너지 자립형 시설'로 꾸민다.

상수도본부는 오는 2027년까지 상수도 시설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해 2만4000㎾의 전기를 자체 생산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경우 태양광 발전으로 만들어내는 자가 생산 전력량은 현재 전체 필요량의 2.1%(4820㎾)에서 10%(2만4000㎾)로 5배가량 증가하게 된다. 이 같은 설비를 구축하는 데는 280여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상수도본부는 취수장에서 물을 끌어와 정수한 뒤 일반 가정으로 보내는 대다수 공정에 한국전력으로부터 사들인 전기를 쓴다. 덕산·화명·명장 정수장 등 일부 시설에만 태양광 전력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얻은 태양광 친환경 에너지를 4곳의 정수장과 매리·물금·회동동 취수장 3곳, 배수지 73곳, 가압장 148곳 등 모든 사업장에 단계적으로 확대해 2050년께 100% 에너지 자립을 달성한다는 게 사업의 골자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도 구축한다. 지금의 태양광 설비는 낮에 생산한 전기를 낮에 모두 써야 한다. ESS를 설치하면 낮에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심야시간에도 쓸 수 있다.

이를 위해 상수도본부는 올해 9월까지 사하구 다대가압장에 ESS를 시범 설치해 운영한다. 상수도본부는 전담부서인 '에너지관리팀'을 올 하반기에 출범시킨다.

상수도본부 김명수 급수부장은 "태양광 에너지 설비 구축은 한전에서 전기를 단순 구매하는 것보다 당장은 비용이 더 든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필요한 시도다. 2050년에는 모든 시설이 100% 에너지 자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