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부실로 누전, 스파크 발생

지난달 9일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를 암흑천지로 만든 열병합발전소 변압기 폭발사고는 전형적인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정밀 감식을 한 결과 변압기에 연결된 전선의 부실시공과 안일한 관리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의 원인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08년 변압기에 전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면서 근로자가 실수로 전선의 피복을 과도하게 자르는 바람에 내부 절연체에 미세한 손상을 입혔다. 처음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시간이 갈수록 손상이 커지면서 누전으로 스파크가 발생하는 바람에 변압기 폭발사고로 이어졌다. 결국 열병합발전소 민간사업자인 정관에너지가 전선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탓에 정전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정관신도시 변압기 폭발사고는 지난 2월 9일 오전 10시 24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정관에너지 발전기가 가동을 멈춰 9시간가량 정관신도시 전체가 정전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당시 강추위에 주민 8만 명이 떨며 악몽의 시간을 보냈다. 또 정관산업단지에서도 2차례나 순간 정전이 발생하는 바람에 보상신청을 한 피해 규모만 18억여 원에 달했다.

경찰은 당시 근로자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지만 사업자에게는 관리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정관에너지는 한국전력을 대신해 정관신도시 2만2803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폭발사고가 난 정관에너지의 변압기는 한국전력이 공급하는 15만4000V 전기를 2만2900V로 바꿔 사용하거나 정관에너지가 열병합 발전으로 정관신도시에 전기를 공급하고 남은 것을 고전압으로 바꿔 한전에 팔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