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말까지 20여점 선봬
- 동래구 등 순회전시 계획도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이 닥종이인형으로 다시 태어났다. 일본영사관과 어린이대공원에 설치된 소녀상 이외에 제3의 소녀상이다.

	28일 부산 사상구 모라동 박봉덕 닥종이인형 갤러리에서 소녀상 등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닥종이 공예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닥종이 공예가인 박봉덕(여·57) 작가는 3·1절을 맞아 일본강점기를 배경으로 제작된 닥종이인형 20여 점을 부산 사상구 모라동 '박봉덕 닥종이인형 갤러리'에서 전시한다. 일본군 위안부와 3·1만세 운동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다음 달 말까지 부산시민과 만날 예정이다.

전시작은 25년간 닥종이 공예가로 활동한 박 작가가 오랜 세월 정성을 들인 작품이다. 박 작가는 "10여년 전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를 보면서 그들의 인생을 닥종이로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닥종이인형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고통을 조금이나마 담아내고 후대를 위해 역사를 기록하자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작품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사진 자료 속에 담긴 위안부의 모습을 토대로 일본군에게 끌려오는 장면이나 일본군에게 유린당하기 전 모습은 물론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집회 모습을 현실감있게 그려냈다.

	소녀상 닥종이 인형.

3·1만세운동 작품은 부산·경남 3·1운동의 발원지로 알려진 부산 동구 일신여학교가 배경이다. 1919년 3월께 일신여학교 학생과 교사가 함께 무명천을 잘라 100여 장의 태극기를 만들고 만세운동을 하다 일본 순사에 의해 연행되는 모습이 실제 장면처럼 생생하게 닥종이인형에 투영돼 있다.

박 작가는 "일부 작품은 소규모 전시에서 조금씩 선보인 적이 있지만 이번 전시를 위해 기존 작품에 추가로 인형을 배치하고 구성을 바꿔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최근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둘러싼 논란과 외교부가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밤잠을 설쳤다는 그는 앞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부산서부터미널과 3·1만세운동과 연고가 깊은 동구·동래구로 전시구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