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 "남은 땅 개발 어려워" 반대
- 시민, 임시 승강장 이용에 불편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경남 김해시 장유신도시 내에 장유여객터미널(시외·시내·고속버스)을 건립하는 사업이 장기 표류하면서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김해시가 임시방편으로 장유여객터미널 지정 부지에 추진 중이던 임시시설의 건립마저 소유주인 택지조합 측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했다.

현재 임시로 마련된 소규모의 장유 고속버스 정류장.

24일 김해시에 따르면 시는 장유지역 주민의 편의를 위해 1993년 김해시 무계동 일대 1만1000㎡를 장유여객터미널 부지로 지정 고시했다. 시는 장유 무계택지지구 조합 소유인 이 부지를 민자 유치를 통해 시외·시내·고속버스 터미널 및 상업시설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민자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여태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시는 이곳 일부를 우선 임시시설(장유환승터미널)로 사용하기로 하고 무계지구도시개발조합 측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시는 10억 원을 들여 전체 터미널부지의 일부인 3000㎡를 조합 측으로부터 임차받아 임시터미널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조합 측은 일부 공간만 터미널로 개발할 경우 나머지 부지는 사실상 쓸모가 없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조합 측 관계자는 "임시로 사용할 부지를 시에 기부채납 형식으로 넘겨주는 대신 나머지 터미널 부지를 아파트 건립 등이 가능하도록 용도변경 해주기를 바란다"며 "현재로서는 임시 터미널 부지를 내놓으라는 시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 역시 조합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조합 측과 환승센터 임차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환승센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터미널과 상업시설로 활용할 민자사업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터미널 부지를 아파트 건립 용도로 바꾸는 것은 특혜성 시비가 나올 수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와 조합 측이 이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주민 불편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주민들은 현재 임시로 마련된 소규모 고속 및 시외버스 승강장에서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장유1동 민원센터 부근에 마련된 9.9㎡ 부지의 고속버스터미널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앉을 대기석이 없을 정도로 협소하다.

또 인근 무계동 농협 앞 시외버스터미널도 눈, 비가 오면 피할 곳이 없을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