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교재 리베이트 근절 대책
- 방과후엔 학부모 동의 등 필요
- 교육청, 학예발표회 자제 통보

앞으로 부산의 공사립 유치원은 교육과정 시간에 외부 강사를 불러 영어 등 사교육을 유발하는 특성화 교육을 할 수 없다. 방과후 과정 역시 교육부가 추천한 특성화 프로그램 외에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학부모 동의와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1일 1과목만 운영할 수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23일 사립유치원의 '부교재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이런 내용을 담은 '2017학년도 부산 유아 교육과정 운영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이뤄지는 누리과정 교육활동 시간에 영어, 컴퓨터 프로그램 코딩 교육 및 학습지 발레 바이올린과 같은 특성화 수업을 하거나 학부모에게 별도의 강사비와 재료비를 받아서는 안 된다.

방과후 과정의 교육활동 역시 교육부가 개발한 4개 영역(음악 미술 체육 과학) 프로그램과 민간 개발 교육부 추천 프로그램(문화예술 생활체육 과학창의 언어) 외에는 원칙적으로 할 수 없다. 예외적으로 학부모 수요 조사와 평가위원의 평가를 거쳐 운영위 심의를 통과하면 1일 1과목(1시간 이내)에 한해 운영할 수 있다.

이전에도 교육 당국은 부교재를 사용하는 영어 과목에 대한 방과후 과정을 금지했지만, 대부분의 유치원에선 이러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편법으로 운영해왔다. 또 일부 유치원 원장이 민간 교육·교구사와 짜고 학부모들에게 비용을 부풀려 청구한 뒤 이 중 일부를 돌려받는 사례가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또 유아의 인권 존중을 위해 원거리 및 원내 숙박수련회, 졸업여행 등 행사와 전체 유아가 지속적으로 참여해 연습하는 학예발표회, 음악회도 자제하라고 유치원에 통보했다.

시교육청 김숙정 유초등교육과장은 "일부 유치원은 원아 모집을 위해 방과후 과정으로 영어나 발레 등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유아 발달 과정과 관계없는 사교육 유발 프로그램은 금지하고 놀이 및 인성 교육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게 개선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규제에 대해 일부 유치원은 방과후 과정의 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A 유치원 원장은 "원아 중 일부는 벌써 영어 학원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치원 원장은 "학부모 수요가 있다면 절차를 거쳐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