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밑천을 마련하려고 친언니 부부와 사돈 등을 상대로 31억여 원의 사기를 친 혐의로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이모(48·여) 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경남 양산에 거주하는 이 씨는 2006년부터 도박을 하러 강원도 카지노를 출입하다 아예 강원도에 방을 얻어 몇 달씩 살 정도로 도박에 빠져들었다.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한 이 씨는 카지노 주변에서 차량을 담보로 대출하는 업자들을 보며 사기를 치기로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 씨는 작은 언니 부부와 큰 형부, 큰 언니의 사돈, 친구 등 9명을 상대로 자신이 차량 담보대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이고 투자금을 모았다.

보름마다 5∼8%의 이자를 일정 기간 지급하면서 사업이 유망한 것처럼 속여 이들에게 2014년 5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총 31억28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자로 돌려막기를 하느라 썼고 1억여 원 정도는 도박하는 데 썼다.

뒤늦게 사기임을 깨달은 가족들은 배신감에 이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는 차량과 휴대전화를 모두 차명으로 사용하면서 도피생활을 벌이다 추적 1년여 만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도박중독으로 남편과 이혼한 상태이며, 이 씨의 사기행각으로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밝혔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