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이 의료 분야 인공지능(AI) 컴퓨터 '왓슨'을 도입해 암 치료에 나선다. 부산대병원은 방대한 의학 데이터를 축적한 한국IBM의 '왓슨 포 지노믹스(Watson for Genomics)'와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해 25일 시연회를 한다고 24일 밝혔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비롯해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정보를 축적한 인공지능이다. 의사가 환자의 질병 정보(나이, 몸무게, 현재상태, 기존 치료법)를 입력하면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짧은 시간 안에 제공한다.

왓슨 포 지노믹스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이다. 암 환자의 종양세포와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맞춤형 치료법을 추천한다. 또 현재까지 축적해 놓은 데이터 외에도 계속 새 지식을 학습한다.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왓슨 포 온콜로지'에 이어 '왓슨 포 지노믹스'까지 도입한 곳은 부산대병원이 처음이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인천 가천대 길병원이 지난해 말 처음으로 도입했다.

부산대병원은 두 가지 인공지능을 모두 도입해 세계적인 수준의 정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유전체 분석 기반의 진료 서비스 질 향상과 함께 암 치료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병원 의생명연구원 하원춘 과장은 "긍정적인 효과가 많겠지만, 의료진이 왓슨을 맹신하지는 않을 것이다. 왓슨과 실제 의료진의 처방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 분석하는 연구도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왓슨은 환자 진료 데이터를 토대로 특정 개인이 누군지 식별하지는 못하게 설계됐다. 모든 데이터는 부산대병원이 보관한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