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굿둑에 막혀 수질 악화
- '녹조라테'에다 외래종 넘쳐
- 환경단체 "수문 개방해야"
- 정부 "염분 피해" 용역 외면
- 기수역에 생물 다양성 기대
- 외국은 최근 수문 여는 추세
2030년 서부산의 미래는 낙동강에 달렸다. 부산이 해양도시인 것은 분명하지만 오늘의 도시 정체성은 낙동강이 낳았다. 난개발의 덫에 걸려 건강한 생태계와 고유의 자산을 잃었다고 해도 낙동강을 빼고 부산을 말할 수는 없다. 부산시의 '서부산 글로벌시티 마스터플랜'은 그동안 소외됐던 낙동강 시대의 개막 선언이다. 낙동강의 건강한 생태계 복원이 급선무인 이유다. 그 첫걸음은 낙동강 하굿둑 수문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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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년 서부산 글로벌시티가 성공적으로 조성되려면 낙동강의 생태계 복원이 필요하다. 사진은 시민들이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염원하는 모습. 부산시 하천살리기추진단 제공 |
■낙동강이 아프다
낙동강하구 생태계는 신음하고 있다. 급격한 '호소화(湖沼化)' 때문이다. 하굿둑 수문과 상류보에 가로막히면서 매년 여름이면 '녹조라테'로 뒤덮힌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수온이 33도까지 치솟으면서 녹조를 유발하는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1만 cell/㎖ 이상이었다. 조류경보도 관심단계(1000 cell/㎖)를 넘어 경보단계에 이르렀다. 용존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물고기를 비롯해 새우 등 저서생물이 집단 폐사했다. 잡아 올린 물고기마다 기생충이 발견되기도 했다. 오염된 강물을 빗댄 표현인 '녹조라테'를 넘어 '독조라테'라는 말도 이때 생겨났다.
전국의 다른 강들과 비교해도 낙동강 수질은 심각한 상태다. 지난해 낙동강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은 2.3㎎/ℓ로 한강(1.6)이나 금강(0.9) 섬진강(1.0) 보다 배 이상 높았다.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도 낙동강이 6.2㎎/ℓ로 한강(4.1) 금강(3.6) 섬진강(4.6) 보다 훨씬 더 높았다.
낙동강 하구가 삶터인 강서·사하·사상구 어촌계 어민들은 "배스 등 외래종은 넘쳐나지만, 잉어와 장어 등 판매할 수 있는 어류가 전혀 잡히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부산국토관리청과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곳에는 인간도 살지 못한다"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낙동강을 구하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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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염분을 측정하는 장면. |
낙동강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환경·시민단체는 '낙동강 하굿둑 개방'이 해답이라고 주장한다. 환경부가 2013년부터 두 차례 벌인 용역에서 '수문만 개방하면 상류 10㎞까지의 기수역(민물과 바닷물 교차)이 복원되고 수질 및 생태계가 개선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실제로 하굿둑을 열려면 3차 용역까지 마쳐야 한다. 하굿둑 수문을 일부 열어 염분이 어느 지점까지 올라가는지 살펴보는 것이 3차 용역의 핵심이다.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경남 양산과 울산시가 하굿둑 개방에 따른 염분 피해를 우려한다는 이유로 3차 용역에 부정적이다. 2차 용역이 끝난 지 1년이 넘었으나 3차 용역은 기약이 없다.
부산시는 염분 피해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해 4억 원을 들여 낙동강 하류 17개 지점에 실시간 염분 모니터링 장비를 구축했다. 장천수 부산시 하천살리기추진단장은 "15개의 수문 중에 한 개만 열어서 테스트하면 된다. 염분이 심하게 확산되면 곧바로 문을 닫으면 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3차 용역 수행에는 4억 원 상당이 들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2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국토부가 2억 원만 투입하면 당장이라도 추진할 수 있다.
■하굿둑 문 열면 어떻게 될까
1962년 네덜란드 최남단 휘어스호에 하굿둑이 만들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질이 악화되자 거센 반발 여론이 확산됐다. 정부는 2004년 터널식 지하배수로를 만들어 바다와 휘어스호 사이에 해수가 유통되도록 했다. 급속하게 생태계 회복이 이뤄졌다. 갯벌을 막아 담수호로 만든 경기도 시화호도 완공된 지 3년 만에 심각하게 오염됐다가 수문을 모두 열면서 갯벌이 되살아나는 효과를 봤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하굿둑 정책을 펼친 일본도 최근 철거 흐름에 합류했다.
낙동강 하굿둑이 개방되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이 조성되고 생물 다양성 확보가 가능해진다. 부산의 명물이었던 재첩과 회류성 어류인 웅어와 연어·은어가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올 수 있다. 고니의 먹이인 새섬매자기 군락지도 복원돼 철새도래지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 이근희 기후환경국장은 "하굿둑 개방을 위해 시민과 정치권이 힘을 모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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