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터널 내 교통사고 1위 불명예를 안은 부산 황령터널(1.83㎞)은 비교적 짧은 구간임에도 사고는 물론 상습 정체로 악명이 높다. 여기에다 중사고(중상·사망사고) 비율도 평균보다 높아 이래저래 위험한 터널이다.

부산경찰청은 2011년 11월 황령터널 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낮췄다. 터널 출구에 과속 단속 카메라도 설치했다. 2010년 10월 황령터널 무료화에 따른 요금소 폐쇄 이후 차량 통행속도가 빨라져 사고가 증가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제한속도 하향의 사고 감소 효과는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다. 취재팀은 2007~2015년 부산지역 교통사고 중 사고 장소가 '황령터널 내' 또는 '황령터널'로 분류된 170건을 추려냈다. '황령터널 앞' '황령터널 부근' 등에서 일어난 사고는 제외했다.

연도별 황령터널 사고 발생량을 보면 2007~2009년 12~14건이다가 무료화를 전후한 2010년과 2011년엔 각각 19건, 25건으로 늘었다. 2012년엔 제한속도를 낮춘 이후지만 오히려 사고가 29건으로 증가했다.

부산 전체 구간의 교통사고가 대폭 감소한 2013년엔 황령대로의 사고도 9건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런 사고 감소세는 전혀 유지되지 못하고 2012년 22건, 2015년 26건으로 또다시 늘어 제한속도 하향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07~2015년 황령터널 누적 사고 170건 중 중사고 비율은 (53.5%)에 달해 부산 평균(40.6%, 2015년 기준)을 훨씬 웃돌았다. 연도별 중사고는 2013년(6건)을 제외하면 매년 9~13건으로 특별한 증감 추이를 나타내지 않는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

◇ 황령대로 연도별 교통사고   (괄호안은 중상·사망사고) 연도 건 연도 건 2007년 14(10) 2012년  29(13) 2008년 12(9) 2013년  9(6) 2009년  14(9) 2014년  22(13) 2010년  19(10) 2015년  26(11) 2011년  2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