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고속도로와 공단 주변 학교의 미세먼지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를 넘어서는 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교육청은 19일 경남교육연구정보원에서 '미세먼지 교육 선도학교' 최종 보고회를 열고 미세먼지로부터 아이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10월부터 이달까지 관내 학교 20곳(초등학교 17곳·중학교 3곳)을 미세먼지 선도학교로 지정해 시범 운영해 왔다. 이들 학교 학생은 학교 안팎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해 미세먼지 지도를 만들거나 공기정화식물을 심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도교육청은 이날 보고회에서 선도학교 20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10∼28일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확인한 결과 A초등학교는 일평균 53.2㎍/㎥로 공기 질이 가장 나빴다고 밝혔다. 이는 WHO 권고 기준 25㎍/㎥를 배 이상 넘긴 수치이며, 우리나라 기준(50㎍/㎥)까지 초과한 것이다. 이 학교 주변에는 상습 정체가 빚어지는 고속도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B초등학교와 C초등학교는 각각 일평균 46㎍/㎥, 45.7㎍/㎥을 기록하는 등 총 7곳이 WHO 기준을 넘겼다.

이들 학교는 공통적으로 주변에 소규모 공단, 고속도로, 톨게이트, 상습 정체 도로가 있는 등 환경이 열악했다. 양산 어곡초등학교는 이처럼 주변 공기 질이 나빠 내년 9월께 학교를 이전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선도학교 운영을 통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초미세먼지의 간이 측정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이동식 측정기를 들고 다니며,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학습하는 등 학생들이 미세먼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종훈 교육감은 "학생들의 건강·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내년에 선도학교를 50곳으로 늘릴 방침"이라며 "수업 시간에 안전·건강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미세먼지와 생태환경교육을 중점 연구·개발하는 태스크포스를 상설 조직으로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