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25개 기본소득네트워크
- 매월 일정 수준 지급되는 소득
- 인간 기본권으로 보장 주장
- 스위스, 지난 6월 국민투표 시행
- 독일은 54명 대상 실험 진행 등
- 유럽 전역서 도입 논의 활발
기본소득 도입이 청년 문제를 푸는 열쇠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기본소득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현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초생활수급비나 실업 수당처럼 기존의 사회보장제도와 다르게 '누구에게나' '조건없이'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매월 일정 금액이 지원되면 청년이 생계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자신의 미래 설계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유럽에서도 이런 논의가 제일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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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기획취재단이 오스트리아 기본소득네트워크 클라우스 삼보(오른쪽 두 번째) 회장으로부터 유럽의 기본소득 시행 움직임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있다. 공동기획취재단 |
■오스트리아의 기본소득 시행 움직임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기본소득네트워크는 2006년 출범했다. 2002년부터 회원들이 의견을 나눈 점을 고려하면 2004년 출범한 독일의 기본소득네트워크보다 빠르다. 180명의 회원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기본소득이 인간의 기본권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과 교육, 에너지, 보건 등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추가로 정부가 국민을 위해 일정 수준을 소득을 매월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4가지 원칙에는 ▷조건 없는 기본소득 보장 ▷보편적인 기본소득 보장 ▷개인을 기반으로 하는 소득 보장 ▷최소생계 보장 등이 들었다. 이 내용으로 선언문을 만들어 지지서명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오스트리아 의회와 유럽의회에 시민 청원을 하고, 오는 2020년 전까지 유럽 전역에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유럽 전역에 25개의 기본소득네트워크가 구성돼 있다.
각 나라 네트워크 간 논의도 활발하다. 2014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연합회의가 열린 것에 이어 현재까지 유럽 각 도시에서 6차례 걸쳐 회의가 열렸다.
기본소득 논의가 적극적인 것은 경제시스템이 성장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본소득네트워크 클라우스 삼보 회장은 "경제 모델의 핵심이 성장이 아니라 '사회 안정'이라는 것에 모두 공감한다"며 "지난 5월 비엔나대학교 경제학과 학생을 상대로 기본소득 강의를 했는데, 100명이 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600명이 넘는 학생이 모여 기본소득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본소득네트워크는 단기적으로 다양한 유형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어린이와 노인에게 먼저 도입하는 것, 공공재와 에너지 교통을 모든 시민이 무료로 이용하는 것 등이 파일럿 프로젝트로 구상되고 있다.
핀란드와 네덜란드는 당장 내년부터 이 같은 프로젝트 시행을 검토 중이다. 또 앞으로 치러질 유럽연합 의회 선거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으로 내거는 후보에 대한 지지 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삼보 회장은 "지난 7월 서울에서도 관련 회의가 진행되는 등 전 세계 차원의 기본소득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당장 도입은 어렵겠지만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유럽 이어 한국서도 이뤄지는 논의
유럽을 중심으로 기본소득 논의는 활발하다. 지난 6월 스위스는 모든 성인에게 조건 없이 월 2500프랑(30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지급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시행했다. 유권자의 23%만 찬성해 부결됐지만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스위스 국민은 기본소득을 토론하고 공부하는 기회를 얻었다.
독일에서는 '마인그룬트아임콤멘(나의 기본소득)'이라는 캠페인으로 2014년부터 현재까지 54명에게 1년간 월 1000유로(125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핀란드 정부는 내년부터 국민 2000명을 무작위로 뽑아 월 560유로(70만 원)을 지급하는 실험에 나서기로 했다. 네덜란드도 비슷한 계획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도 기본소득 도입 논의가 심심찮게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평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기본소득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받았다.
경기도 성남시는 지난 1월부터 청년배당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부분적 기본소득제도'라고 평가받고 있다. 지역에서 3년 이상 거주한 청년에게 빈부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12만5000원의 상품권을 연 4회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이 같은 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더 많다. 공짜로 돈을 주면 일하지 않고 놀고먹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또 국가에서 이를 시행하려면 너무 많은 증세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기본소득 도입을 지지하는 학자인 한신대 강남훈(경제학과) 교수는 "기본소득만 받고 일하지 않으려는 이보다 이를 토대로 더 좋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허무맹랑한 주장에 그치진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각국의 기본소득 논의 |
국가 |
내용 |
오스트리아 |
유럽연합의회 선거에서 기본소득 도입 주장 후보 지지운동, 시민청원과 서명운동 |
스위스 |
지난 6월 성인에게 월 300만 원 지급하는 기본소득지급안 국민투표(찬성 23%로 부결) |
독일 |
2014년부터 54명에게 시범적으로 월 125만 원 기본소득 지급하는 실험 진행 중 |
핀란드 |
내년부터 국민 2000명 무작위로 뽑아 월 70만 원 지급하는 실험 계획 |
한국 |
경기도 성남에서 지난 1월부터 청년들에게 월 12만5000원 상당의 상품권 연 4회 지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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