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공단 수림대 등 저감효과

- 사하·기장도 매년 30여 건 접수

부산 강서구의 악취 민원이 5년 새 10배 가까이 폭증하면서 새로운 악취 민원 지역으로 떠올랐다. 사상구의 관련 민원은 절반으로 줄었다. 

28일 부산시의 '최근 5년간 악취 민원 현황'을 보면 강서구의 악취 민원 신고는 2011년 18건에서 2012년 28건, 2013년 28건, 2014년 45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는 무려 178건으로 급증했다. 반면 사상구는 2011년 279건에서 2015년 123건으로 민원이 급감했다. 2011년 부산 전역의 민원 465건 중 절반 이상을 배출하던 사상구가 '악취 1위 대명사' 자리를 강서구에 넘겨준 것이다.

강서구에 민원이 대폭 증가한 것은 급격한 인구 유입 후 악취를 느끼는 주민이 많아진 데다 사상공단 입주 업체들이 강서구 미음·화전산단 등으로 대거 이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의 '주민등록인구수'를 보면 강서구의 인구는 2010년 6만2594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51%나 증가한 9만4608명이었다. 내년 개원하는 부산지법 서부지원 주변 명지신도시에도 잇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 중이다. 부산시 생활환경팀 오세홍 주무관은 "강서구 곳곳에 하수처리장이나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공단 등이 조성돼 있다. 인근 주거지에 입주한 주민들이 악취를 제일 큰 골칫거리로 여긴다"고 밝혔다.

사상구는 악취저감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구는 2014년부터 공단 주변에 7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악취저감 수림대를 조성했다. 공단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실시간 관리·감독하는 '악취통합관리센터'를 운영하며, 올해 들어서는 악취감지센서 등이 탑재된 악취감시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사하구와 기장군에도 매년 30건 넘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수영구에서는 5년간 악취 민원이 한 건도 없었고, 영도구도 2011년 1건을 빼고는 없었다.

시는 악취민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악취방지법에 명시된 기준보다 엄격한 악취배출 허용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 법에서는 배출구의 악취허용기준(희석배수)은 공업지역에서 1000 이하, 기타지역에서 500 이하로 설정돼 있다. 이를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공업지역 500 이하, 기타지역 300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희석배수란 깨끗한 공기를 악취의 몇 배나 주입하면 악취가 사라지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