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굿둑 개방때 염분물 정수
- 2025년까지 플랜트 건립 계획
- 환경단체 "또 일방적" 반발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 기수역(민물과 해수가 만나는 지점)에서 취수한 물을 수돗물로 정수하는 기수담수화 플랜트 건설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환경단체는 "기장 해수담수화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갈등만 키우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담수화 클러스터 조성과 제2 담수화 사업의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수행할 연구기관을 오는 25일까지 선정한다고 21일 밝혔다.

다음 달부터 1년간 진행될 용역 과제는 기수담수화 플랜트시설의 입지와 규모를 확정하는 것이다. 담수화 플랜트 연구단지와 국제적인 인력양성기관 유치 계획 수립도 포함된다. 부산시는 낙동강 하굿둑 전면 개방 목표시한(2025년)까지 3000억 원 가량을 투입해 기수담수화 플랜트 건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영환 상수도사업본부장은 "하굿둑 개방 때 염분 섞인 물이 낙동강 상류로 흘러들면 먹는 물 취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진주 남강댐 물의 부산 공급도 불투명한 만큼 취수 다변화 차원에서 기수 담수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에 공급되는 하루 110만t의 수돗물은 대부분 낙동강 물을 정수한 것이다. 하굿둑 개방 이후에는 ▷남강에서 33만t ▷창녕 강변여과수에서 62만t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5만t을 끌어오고 나머지 10만~20만t을 기수담수시설에서 보충하겠다는 것이 시의 청사진이다.

반면 환경단체는 하굿둑을 개방해도 낙동강 취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지적한다. 하굿둑이 생기기 전인 1987년까지 염분 때문에 낙동강에서 취수하지 못한 날이 연간 1, 2일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미 하굿둑 개방에 대비해 실시간 염분 모니터링 기기도 설치한 만큼 취수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곧바로 낙동강 수문을 닫으면 된다고 주장한다. 수천억 원을 들이면서까지 기수담수화 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먹는 물 부산시민네트워크' 이준경 운영위원장은 "예산낭비 우려뿐 아니라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을 둘러싼 갈등도 풀지 못한 마당에 또다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하고 대형사업을 추진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낙동강 하굿둑을 열었을 때 취수가 불가능한 날이 얼마나 되는지 모니터링부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