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국어 제시문 길어 시간 부족

- 영어, 철학 활용 지문 까다로워

- EBS 변형많아 체감연계 70%이하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돼 과목별 원점수가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수학·영어 모두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되고 신유형 문항도 등장해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과목별로 2~3문제 이상 배치한 고난도 문제가 지난해보다 변별력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합된 국어 영역 다소 어려워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까지 A·B형으로 나뉜 수준별 시험으로 치러졌으나 올해부터 통합형으로 전환되면서 어렵게 출제됐던 지난 6, 9월 모의 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수능에 비해서는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최상위권 학생들을 가리기 위해 고난도 문제가 2, 3문제씩 나왔다. 특히 보험의 경제학적 원리를 다룬 지문을 제시한 문항과 탄수화물에 관한 과학 제시문을 토대로 한 문항 등이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다. 또 경제학 제재뿐만 아니라 독서(비문학) 영역 전반적으로 제시문이 시험지 한 면을 다 채우고 남을 만큼 긴 제시문이 나오는 등 1년 전 수능보다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첫 교시 국어영역이 어렵게 출제되자 당황한 수험생들은 이후의 수학 영어 영역도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부산시교육청 진학지원단 소속 김태진 개성고 교사는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조금 어렵고,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평가된다"며 "특히 지문 길이가 길었고 한 지문에 6문항을 출제하는 유형이 새롭게 등장해 수험생 체감은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지만 지난 9월 모의평가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수험생 체감은 다소 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학 작년보다 어렵거나 비슷

수학은 가·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이나 최근 모의 평가에 비해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 올해부터 2009 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수학은 지난해 A·B형 시험에서 올해는 나·가형으로 명칭이 바뀌고 출제 범위도 바뀌었다. 

특히 문과 학생들이 주로 보는 수학 나형은 새로운 유형의 문항과 어려운 문항이 늘어나면서 중위권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가 크게 상승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언어적 독해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도 일부 출제돼 문제를 꼼꼼하게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가형에서 30번(미분법), 나형에서 30번(다항함수의 미분법) 문항이 까다로워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예상됐다. 조동석 부산강서고 교사는 "자연계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형의 경우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 19번부터 난이도 있는 문항이 이어져 상위권을 변별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영어 9월 모평보다 어려워

영어는 예상과 달리 쉽지 않았다. 최근 모의평가와 지난해 수능시험을 비교해서도 어렵게 출제됐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거의 없어 쉽게 출제된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점수를 확인하면 잘 나오지 않았다. 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출제한 것이 특징적이다.

김현오 부산장안고 교사는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워서 학생들 체감 난도는 약간 높았을 것"이라며 "철학적인 지문이 나오는 등 3점짜리 문항이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전반적으로 변별력이 확보된 시험이었다"고 분석했다.

■탐구영역 대체로 평이

탐구영역은 과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평이했다는 분석이다. 수능출제본부는 "탐구영역의 경우 과목에 따라 어떤 유·불리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최대한 피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과학 탐구는 화학을 제외하고는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 수능은 상당히 변별력이 높은 시험이고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성적 차이가 많이 날 것"이라며 "어려워진 수능에서 백분위와 표준점수 예측을 통한 정시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진 만큼 정시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