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아버지의 사랑이 저 때문에 깨질까 봐 뼈가 부서져도 참았습니다."
지난해 11월 권모(24) 씨는 경남 창원의 한 타이어 판매점에 취직했다. 아버지가 교제하는 여성의 아들인 이모(35) 씨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형뻘인 이 씨에게 일을 잘 배워보라'는 아버지의 격려에 일을 시작했다.
처음 얼마 동안은 문제가 없었다. 이 씨는 동생처럼 권 씨를 대했고, 권 씨도 빠르게 적응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 씨의 태도가 돌변했다. 장사가 안 된다는 이유로 짜증을 내다가 권 씨를 때리기까지 했다. 급기야 지난 3월 중순 이 씨에게 맞은 권 씨는 턱뼈가 부서져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그 이후 4개월 동안 10여 번의 폭행이 더 이어졌다. 이 씨는 권 씨로부터 자신의 차량 보증금과 술값 200만 원을 갈취하고, 월급 200만 원을 떼먹기도 했다. 하지만 권 씨는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기로 했다. 아버지와 이 씨의 어머니가 1년 이상 교제 중으로, 행여나 자신 때문에 아버지의 사랑이 깨질 수 있다는 걱정에서였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권 씨의 아버지는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고 아들에게 경찰의 도움을 받도록 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이별 소식을 듣고서야 경찰로 향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권 씨가 손님에게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 때렸다"고 진술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영경 기자 ykkim@kookje.co.kr